‘도가니’ 이후 또 하나의 한국 소설이 영화화됐다. 이번에는 한결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청춘의 아픔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영화 ‘완득이’는 김려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성장영화의 활기와 휴먼 코미디의 유쾌함을 영리하게 엮었다는 평가다. 모든 고난을 등에 업은 10대 반항아의 우여곡절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 내내 웃음과 온기가 느껴진다.
화려한 신분의 주인공 대신 소외계층을 등장시킨 부분도 이 영화가 가지는 미덕 중 하나다.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계층의 여러 모습을 구석구석 따뜻한 시선으로 비춘다. 사고뭉치 학생과 교사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조용히 쫓는다. 연기파 배우 김윤석의 힘 뺀 연기는 물론이고 젊은 배우 유아인의 다양한 표정과 에너지가 어느 때보다 정감 있게 다가온다.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 도완득(유아인). 완득의 유일한 꿈은 옆집 사는 담임 동주(김윤석)가 없어지는 것. 선생 동주는 학교에서는 숨기고 싶은 가족사를 폭로하여 완득을 창피하게 만들고, 집에서는 수급 받은 음식마저 탈취하는 행각으로 완득을 괴롭힌다. 그러던 어느 날, 존재조차 모르고 살았던 친엄마를 만나 보라는 동주의 넓은 오지랖에 완득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가출을 계획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