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기업들, 정부 눈치보느라 쩔쩔

 중국 IT기업들이 정부 외풍이 시달린다.

 중국 인터넷 사업은 체제 특성상 정부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지만 해외 증권시장에 상장한 중국계 글로벌 기업은 주가 때문에 더 눈치를 본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운영하는 시나가 대표적이다. 지난 달 웨이보가 중국 당국의 효과적인 인터넷 여론통제 정책 일환으로 사업면허 갱신을 못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자 뉴욕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5%나 폭락했다.

 하루밤 사이 무려 10억달러 이상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시나는 “사업면허 허가 루머는 근거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다음날 역시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이후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시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주가는 다시 폭등했다.

 왕 첸 중국 인터넷정보사업부 장관은 “웨이보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같은 존재”라고 극찬했다. 시나 역시 “해로운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 시나는 키워드 검색을 제한하거나 민감한 내용을 올린 계정을 일시 정지하고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두 역시 지난 2005년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순한 양’ 신세가 됐다. 실리콘밸리 투자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아 압력과 감시에도 굴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나스닥에 상장하면서부터 바이두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정부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국 인터넷 검색 시장 75% 점유율을 보이면서 최고 전성기를 맞았는데 이는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보였던 경쟁사인 구글의 반사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슈안 레인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 이사는 중국 인터넷 시장이 처한 부정적 환경들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가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중국 공산당 지도부 재편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각종 루머들을 생산하는) 인터넷은 정부의 주요 통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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