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최신규 손오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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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규 손오공 회장

“저는 가정 형편상 많이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이 배운 젊은 세대들에게는 더 큰 희망이 있다고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장난감 대통령’ 최신규 손오공 회장(55)이 이달 초 40년 문화콘텐츠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경영 에세이 ‘멈추지 않는 팽이’를 내놓았다. 장난감·애니메이션·게임 등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수 십년을 활약한 만큼 풍부한 현장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있다.

 “손오공의 요술봉처럼 신기한 장난감을 만들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회사명을 지었습니다. 나중에 사람들이 장난꾸러기 손오공 생김새가 저와 많이 닮았다고 하더군요.”

 최 회장은 이번 책을 통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초등학교 3학년에 공부를 그만둬야 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젊은 나이에 손재주 하나만으로 주물회사를 설립, ‘끈끈이’ ‘탑블레이드 팽이’ 등 히트작을 연달아 내놨다. 장난감이 성공하려면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결국 손오공은 연매출 1000억원을 육박하는 국내 최대 장난감 회사로 성장했다.

 최 회장은 지금도 직접 장난감이나 게임 개발 아이디어를 왕성하게 내고 있다. 2세대 팽이 ‘마그나렉스’와 온라인 게임 ‘슈퍼스타K 온라인’도 모두 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본사 집무실에는 깔끔하게 구비된 사무기기보다 이리저리 쌓여있는 장난감들이 더 눈에 띄었다.

 최 회장은 장난감사업을 시작으로 만화영화, 게임사업에도 투자했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심형래 감독과 인연으로 영화 ‘용가리’ 제작에 참여해 쓴 맛을 보았다. 또 온라인 게임 개발에 투자했다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 회장은 책을 통해 5년이나 늦게 출시한 ‘스타크래프트2’ 유통을 맡으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해외 유수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며, 삼국지의 일화를 들어 사업에는 평정심과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국지 고사를 보면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잃고 분노에 휩싸여 원수를 갚겠다고 하다 나라가 멸망에 이르렀습니다. 리더는 힘든 일이 있더라도 빨리 잊고 긍정적으로 사업을 해야 합니다.”

 최 회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무엇보다 끊임없는 소통과 긍정적인 생각을 들었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숱한 수난을 겪으면서도 소통과 신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사업 모델을 동화 ‘피노키오’의 아버지 ‘제페토’에서 찾았다. 제페토의 헌신적인 사랑은 철없는 목각인형에 영혼을 불어넣었다. 지금도 아이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통해 새로운 장난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고백했다. 사람을 잊은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경영철학도 이 같은 인간적 소신에서 출발했다. 그는 콘텐츠 융합사업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약속했다.

 “콘텐츠의 미래는 장난감, 게임, 애니메이션 산업의 융합입니다. 온라인 게임도 오프라인으로 건강하게 나올 수 있는 출구를 만든다면 유해성 논란에 시달리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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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규 손오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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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규 손오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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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규 회장 경영에세이 `멈추지 않는 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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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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