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태양전지 산업, 1위 선텍의 돌파구는 수직계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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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0년 만에 선텍을 세계 태양전지 시장 1위 기업으로 키운 스정룽 회장은 웨이퍼 생산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태양전지 업계가 공급 과잉으로 위기에 빠진 가운데 1위 업체 선텍이 돌파구로 소재를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선택했다. 선텍은 지금의 고비를 넘으면 세계 굴지의 에너지 기업이 된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9월 28일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스정룽(施正榮) 선텍 회장은 “중국 태양전지 산업의 발전은 실로 놀랍다”고 자평했다. 2001년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에서 태양전지를 연구하던 그가 만든 선텍이 10년 만에 세계 최대 태양전지 업체로 성장한 감회다.

 10주년 기념일에 선텍은 장쑤성 우시에 연간 600메가와트(㎿) 생산능력의 신공장을 준공했다. 선텍의 전체 생산능력은 연간 2400㎿로 늘어났다. 2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진 셈이다. “태양전지 업계는 규모 확대가 성공의 지름길”이란 스정룽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모습이다.

 외형적 성장은 눈부시지만 선텍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악화됐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300개 이상 업체가 난립했다. 경쟁은 치열한 반면 수요는 제자리걸음이다. 최대 시장인 유럽 국가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태양전지 보조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MS리서치는 세계 태양전지 업체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수요의 2배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수요는 적은데 공급이 과잉이니 가격은 폭락했다. 가격 경쟁력이 약한 미국 태양전지 업체들은 이미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선텍도 2분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선텍이 선택한 위기 타개책은 태양전지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직접 생산이다. 웨이퍼는 태양전지 생산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선텍은 수직계열화를 위해 미국 웨이퍼 업체와 2006년 맺은 장기 공급 계약을 깨는 부담까지 감수했다.

 선텍은 작년 11월 인수한 중국 웨이퍼 업체의 생산량을 꾸준히 늘렸다. 이 회사는 올해 연말까지 전체 생산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600㎿ 분량의 웨이퍼를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파트너 전략도 지역마다 특성을 살렸다. 주택시장 수요가 많은 독일은 현지 시공업체와, 태양광 발전소가 많은 프랑스는 전력 회사와 손을 잡았다. 일본에서는 건축 자재 일체형 태양 전지에 강점을 가진 MSK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스정룽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장래에 태양광 발전 비용이 화력 발전과 같거나 그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이 꽃피기도 전에 겨울이 먼저 온 태양전지 시장에서 선텍의 전략이 어떤 열매를 맺느냐에 따라 업계의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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