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뒤늦게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절대 손해보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내실을 다져나가려고 합니다.”
설립 50여일을 맞은 홍대식 연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얘기했다. 국내 명문사학 중 하나로 경쟁학교들이 언론의 주목 속에 화려한 출발을 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 흔한 개업식도 없이 출발한 연세대 기술지주회사는 유독 비용절감을 강조한다. 먼저 생긴 대부분의 기술지주회사들이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았기 때문이다. 대학에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살아남는 것이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의 첫 번째 목표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 기술지주회사들이 중국의 칭화대를 롤모델로 많이 거론하는데 칭화대는 특혜에 가까운 정부 지원을 받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알아서 자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기술지주회사는 40억원이란 비교적 적은 자본금으로 출발했다”며 “운영비를 최소화하고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자회사만을 설립해 빠른 시간 안에 기술지주회사를 안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회사 설립 역시 내실에 초점을 맞췄다. 보통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하고 인큐베이팅해 수익을 내기까지 수년이 걸린다. 이런 경우 성장한 회사를 상장하는 등 엑시트(Exit)해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그전까진 아무런 수익이 없어 발생하는 비용 모두를 기술지주회사가 감당해야 한다.
홍 대표는 “연세대 기술지주회사는 자회사 인큐베이팅 대신 어느정도 자리잡은 우수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빠른 시일 안에 수익이 발생하는 우수 자회사를 편입하는 방법으로 몸집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의 기술이전 실적이 전국 1위인만큼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우수 기업을 자회사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술지주회사 설립과 함께 우수 외부기업 3개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기술을 이전한 제이크린베리너리와 산단이 기술을 현물 출자해 합작회사로 설립한 액츠비전, 연세대 교수가 설립 초기부터 참여한 테클러가 그 주인공. 현재 제이크린베이너리와 테클러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로 연세대 기술지주회사는 올해 자회사 매출 20여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단기적으론 수익창출 가능 아이템, 장기적으론 학교 원천기술사업화를 지향한다”며 “기술지주회사가 안정되면 교내 창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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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