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트래픽 놓고 통신-제조업체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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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TV 등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서 네트워크 트래픽 폭증이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통신업체가 제조업체를 상대로 실력 행사에 나설 조짐이 있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무선에 이어 유선에서도 트래픽 유발에 따른 공동 분담 요구가 거세지면서 트래픽 폭증은 하반기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통신사업자, “스마트TV는 트래픽 잡아먹는 하마”=통신업계가 스마트TV에 초강수를 둔 데는 다른 디바이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가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TV는 ‘다운 & 플레이’ 방식으로 25Mbps급 콘텐츠를 일시에 다운로드하도록 설계돼 있다. 해당 콘텐츠를 한 번 내려받을 때마다 평균 25Mbps 트래픽을 점유하는 셈이다.

 이는 PC트래픽에 비해 35~80배 수준이다. 비슷한 동영상 서비스인 IPTV와 비교해도 대역폭이 크게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 IPTV는 망 부담을 고려해 8Mbps로 일정하게 스트리밍해 망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통신사업자 측은 “네트워크 트래픽 부담은 고려하지 않고 전송 결과만 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대용량 콘텐츠를 내려받을 때 대역폭 독점이 발생해 다른 사용자는 최고 29~265배 속도가 떨어져 일반 가입자 피해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가뜩이나 동영상 콘텐츠가 늘면서 유선망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TV가 본격화된다면 트래픽 부담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쟁점은 결국 ‘망 투자비’ 분담=스마트TV가 나오기 전부터도 이미 트래픽 폭증은 사업자 딜레마였다. 통신사업자에 따르면 무선망에 비해 다소 여유 있다는 유선망도 현재 네트워크 수용률이 85%로 사실상 포화 상황이다.

 스마트TV는 주고받는 콘텐츠가 동영상이라는 면에서 트래픽 과부하 주범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KT는 스마트TV가 200만대 보급될 때 840Gbps가 발생해 백본망 투자비로 32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마트TV가 200만대를 돌파하는 시점은 2013년께로 3사 투자비를 합치면 5000억~6000억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통신서비스사업자의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투자로 새로운 수익원이 보장된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트래픽 잡아먹는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이 반가울 수만은 없다. 통신사업자는 대용량 트래픽 증가분에 대한 추가 투자는 사실상 힘들다는 시각이다. 스마트TV처럼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고 대규모 망 투자를 유발하는 서비스는 투자 분담 또는 망대가 부담 체계가 있어야만 투자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스마트TV’ 생태계 절실=스마트TV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시장 대응이라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급선무다. 통신업체는 먼저 네트워크 품질을 보장하면서 스마트TV가 활성화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스마트TV 업체도 마찬가지다. TV시장을 선도하는 국내업체 입장에서 글로벌 스마트TV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양한 서비스 기능 구현이 가능한 단말 개발과 세계 시장 수출을 위한 한국형 생태계를 마련해 글로벌 확장 선도 모델 구축 등 경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신과 제조업체가 불필요한 갈등을 자제하고 스마트TV 생태계 구축에 공동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표> 스마트TV와 IPTV 트래픽 비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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