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53> 굽신굽신

 인터넷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간절한 부탁 의지를 나타내는 표현.

 본래 굽신굽신은 ‘굽실굽실’의 잘못된 표현이지만, 인터넷에선 반대로 ‘굽신굽신’이 표준어로 취급된다.

 ‘자꾸 머리나 허리를 구푸렸다 펴는 모양’ 혹은 ‘남의 비위를 맞추어 꽤 비굴하게 행동하는 모양’이란 사전적 의미처럼 인터넷에 부탁과 도움의 글을 올리면서 도움을 달라고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표현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굽실굽실’이 힘 있는 윗사람에 소신 없이 아부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부정적 뉘앙스가 있다면, 인터넷에서 굽신굽신은 동등한 관계의 네티즌 사이에서 좀 더 강하게 도움을 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게시판이나 블로그, 지식인 서비스 등에 네티즌의 의견을 묻는 질문을 올리거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네티즌의 지식을 구하는 글을 올리는 경우, 게시글에 굽신굽신이란 말을 포함시키면 적절하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지식인 사이트 등에선 ‘짝사랑하던 그녀랑 드디어 내일 첫 데이트예요, 어떤 코스로 가야할지 고수님 조언 좀. 굽신굽신’ ‘님들아, 초등 일제고사 잘 보는 법 좀 알려줘요, 굽신굽신’ 등과 같은 글을 흔히 볼 수 있다.

 성인 사이트에서 눈에 확 띄는 야한 사진과 함께 ‘하드에 더 많은 사진이 있다’며 글을 올리면 자기 이메일 주소와 함께 ‘저에게도 사진을 보내 주세요. 굽신굽신~’ 하는 댓글이 수도 없이 달린다.

 흔히 굽신굽신하는 모습을 표현한 아이콘 ●〃■〃 과 함께 쓰이며, 도움을 청하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이 아이콘이 많이 붙게 된다.

 최근엔 인터넷 성지 게시물에 성지순례 (본지 2010년 11월 19일자 27면 참조) 가서 댓글에 ‘서울대 합격’ ‘김태희와 결혼’ 등의 소원을 적으며 굽신굽신 아이콘을 함께 붙이는 경우도 많다.

 

 *생활 속 한마디

 A:선착순 5분에게 전자신문 27년 무료 구독권을 드립니다.

 B:전자신문은 제 비즈니스의 필수 동반자입니다. 꼭 필요해요. 굽신굽신 ●〃■〃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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