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광~’. 벼락치는 소리와 함께 번개에너지의 400분의 1정도인 550㎸의 전기에너지가 전시된 빨간색 승용차로 돌진했다. 그러나 차량에 올라탄 관람객들은 안전했다. 자동차가 피뢰침 역할을 하며 전기가 모두 바퀴 아래로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창의나래관’에 설치돼 있는 ‘전기쇼’ 룸에서 20분마다 벌어지는 일이다.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이은우)은 27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의나래관’ 개관식을 개최한다.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창의나래관’은 국내 처음으로 첨단과학 및 과학원리를 바탕으로 꾸민 신개념 체험공간이다.
지난 2년간 총 208억원을 들여 지상 3층, 지하1층, 연면적 6278㎡에 전시면적 3173㎡로 원통형으로 세워졌다. 오는 2040년의 과학과 자연, 문화유산을 모두 담고 있다.
이 ‘창의나래관’에 들어서면 3층 높이의 금붕어통과 창포를 키우는 사이언스 스피어(대행 플라스크)가 눈길을 잡는다. 과학콘텐츠와 예술을 결합한 입체 조형물이다.
1층 입구 정면에는 현란한 LED 빛으로 치장한 ‘롤링볼’이 설치돼 있다. 이 롤링볼은 공의 움직임을 통해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변화를 깨닫도록 설계했다.
눈길을 돌리면 영화 ‘엔트랩먼트’에서 주인공이 보안을 위해 설치한 레이저 빔을 절묘하게 피해 미술품을 털어가는 장면이 연상되는 ‘레이저쇼’룸이 설치돼 있다.
관람객들은 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방에 깔린 레이저를 곡예사처럼 통과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레이저의 원리를 함께 설명하기 때문에 과학지식 습득에도 도움이 된다.
1층에는 이외에도 빛과 시각의 세계를 체험할 ‘감각의 방’과 타원 기하학의 원리를 체득해 볼 수 있는 ‘신비한 수학원리’ 코너 등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IT를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매체 중심 공간으로 꾸며놨다. 나만의 아바타 만들기 코너와 터치 스크린으로 화면을 조작하는 미디어월, 팔과 다리 움직임을 센서로 포착하는 모션캡쳐, 4D 입체영상관, 골프존이 기증한 가상현실골프코너, 디지털 칠교놀이, 사칙연산 숫자맞추기 등 첨단 기술의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3층은 5개의 워크스테이션과 2개의 공방이 있다. 관람객이 직접 황조롱이 만들기와 보석찾기, 생물탐험 등을 할 수 있다. 공방에서는 칠보보석 만들기와 염색을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이어 수장고로 발길을 옮겨가면 제1수장고에 국내 첫 슈퍼컴퓨터와 수십년된 축음기, 모니터 수백종을 접할수 있다. 제2수장고는 백자청화모란문호, 백자호를 비롯한 5400점, 제3수장고에는 산삼, 인삼 등 식물 및 동물 표본 10만4500점이 수장돼 있다.
체험은 오전 9시 30분~오후 1시까지, 오후 2시~5시까지 300명씩만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이은우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신개념 과학체험 공간으로 꾸며놨다”며 “청소년에게 과학의 꿈을 심어줄 창조의 공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