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고 싶은 과거나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예전의 실패, 실수 등을 뜻한다.
현재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민망하고 낯 뜨거운 과거의 행각이나 실수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성공한 사람이나 기업이 과거 겪었던 실패를 가리키기도 한다.
중2병에 걸려 허세와 염세가 뒤섞인 말과 글을 뱉고 다니던 사춘기 시절은 많은 성인들의 감추고 싶은 ‘흑역사’다. 그저 그런 남성 댄스 그룹 멤버로 데뷔해 울긋불긋한 의상을 입고 춤추던 데뷔 시절 모습은 월드스타 ‘비’의 흑역사라 할 수 있다.
배우 엄지원과 김성수, 기태영 등에겐 ‘지구용사 벡터맨’ 출연 경험이 흑역사일 수 있다. 하지만 기태영은 최근 SES 출신 유진과 결혼, 흑역사의 아픔을 지닌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옛날 작품들을 다시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과 함께 흑역사로 봉인하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고 한다.
본래 흑역사란 표현은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의 여러 시리즈 중 하나인 ‘∀건담’ (A자를 뒤집어 놓았다 해서 ‘턴에이 건담’이라 읽는다)에서 유래했다. 1999년 방영된 이 작품은 전쟁으로 점철된 극중 우주 인류의 역사를 ‘흑역사’로 규정하고, 흑역사 이후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설정이었다. 이 흑역사에는 기존 건담 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들이 다 포함된다.
본래 특정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고유명사였던 ‘흑역사’는 이후 애니메이션 커뮤니티 등에서 주로 쓰이다가 차츰 인터넷 전반으로 퍼지게 됐다. 인터넷 용어로 자리 잡으면서 건담 시리즈와 관련된 의미는 퇴색되고, 과거의 부끄러운 행각이나 어색한 모습 등을 뜻하는 말로 의미가 변했다.
반대말은 과거의 전성기를 뜻하는 ‘리즈 시절’이다.
* 생활 속 한마디
A: ‘한세희 기자의 인터넷 이디엄’이 어느새 연재 1주년을 맞았습니다.
B: 훗날 이 컬럼이 한기자 경력의 흑역사로 남을 지도 몰라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