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D램 업체들이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린다. 난야테크놀로지는 상반기에 5억74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6분기 연속 적자다. 이노테라메모리 역시 1억4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만 업체의 실적 부진 소식에 그간 약세였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가 20일 반등했다.
하이닉스의 21일 2분기 실적 발표와 이어질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서 우리 D램 업체들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불황이 경쟁국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은 셈이다. 오랜 반도체 치킨 게임이 드디어 우리 업체 승리로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말해 성급한 판단이다. 치킨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르면 이달 중 고정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재정난이 미국까지 이어져 선진국 소비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모바일용 D램은 몰라도 서버용 D램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 PC용 D램 시장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간 치킨 게임을 벌였던 D램 업체들이 하반기부터 진짜 생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
마지막 라운드 경쟁은 결국 미세공정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올해 투자를 대폭 줄인 대만 업체들도 이 투자만큼 지속할 방침이다. 난야는 이달 중 32나노 공정 시험 생산을 하겠다고 밝혔다. 미세공정에 앞선 우리 업체들은 고삐를 더 바짝 죄어야 한다. 더 앞선 공정 투자로 경쟁사를 압박해야 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하이닉스 역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야 대만 업체는 물론이고 일본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과의 격차도 더 벌릴 수 있다. 시황이 좋지 않다고 경쟁사 부진을 빌미로 수동적으로 대응하면 얼마 후 또다시 치킨게임을 벌여야 한다. 업계가 삼성과 하이닉스의 ‘막판 힘내기’를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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