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종착역인 KTX는 최근 잦은 고장으로 원성이 높지만 부산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은 쾌속 순항 중이다.
지난달 KT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김해에 대형 IDC를 구축하기로 한데 이어 이달들어 LG CNS와 후이즈홀딩스가 연달아 부산을 거점으로 IDC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부산시는 몇몇 해외 기업과 IDC 유치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모두가 일본 기업이 타깃이다.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보다 안전한 데이터 보관 및 백업기지를 찾는 일본 기업을 잡기 위한 목적이다.
IDC는 IT의 핵심 인프라로 각종 보안기술과 운영기술, 소프트웨어 활용 기술이 집중된 곳이다. 정보를 다루고 이를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IT기업에게는 목숨줄 만큼 소중하다. 또 한번 장소가 정해지면 좀처럼 이전이 쉽지 않다.
조금은 얄팍해 보일지 모르지만 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이 갖는 불안감을 기회로 활용해 서둘러 IDC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 기업 IDC 유치와 국내 운영은 신규 투자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의 고용창출과 지역 IT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크고 작은 IDC가 밀집한 지역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IT 메카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상당수 일본 대기업과 일본 내 다국적기업 IDC가 백업기지를 미국에 두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일본 IDC 유치에 우리나라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늦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일본에 대기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소기업도 있고, 비IT업종의 수많은 기업 또한 일본 이외의 안전한 장소를 찾고 있다.
현재 몇몇 대기업과 부산시 투자유치과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일본 기업 대상의 부산 IDC 사업에 부산 지역 산학연관 모두가 참여해 힘을 보태는 전략적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