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온다]수출 중심의 독일 경제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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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경제를 이끄는 힘은 단연 수출이다.

 2000년대 후반 독일의 수출 규모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일본보다 두 배가량 크다.

 수출에 강한 독일 기업들의 경쟁력은 최근의 지표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난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3.7%를 기록한 반면에 폴크스바겐과 벤츠, 보쉬의 매출증가율은 각각 14%와 12%, 24%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 같은 독일 기업들의 경쟁력의 원천은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독일 기업들의 수출은 성장률이 큰 브릭스(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독일의 대(對) 브릭스 수출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인 2008년 대비 20.3% 성장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유럽 역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은 7.9% 감소를 기록해 브릭스 수출에 전념한 독일 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이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했다.

 적극적인 아웃소싱 추진도 독일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됐다.

 독일 기업들은 역내 인근 지역으로의 공장 이전을 통해 품질 유지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유럽연합(EU)이 동유럽으로 확대되면서 근접지 아웃소싱으로 고품질 저가 부품 조달이 가능해졌고 독일 기업들은 이 같은 이점을 적극 활용했다.

 혁신 기업 육성을 위한 제도상의 강점도 독일 기업들의 수출에 날개를 달아줬다.

 독일은 적극적 M&A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중소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공정한 경쟁의 기치 아래서 가격 담합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한 압력을 해소했다.

 산업별로 최소 3개 이상의 주요 기업을 키워 특정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글로벌 이노베이션 인덱스의 국가별 경쟁 강도를 살펴보면 독일이 6.24를 기록해 대만과 미국, 영국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으로 각 시장 내에서 효율적인 경쟁이 이뤄졌고 치열한 경쟁으로 역량을 키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낳았다.

 핵심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독일 기업들의 전통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어떠한 경우에도 핵심역량을 남에게 넘기지 않는 기업 정서와 디자인 우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 강력한 산학연 연계가 독일 기업들의 수출 역량 강화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