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중국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 언론, 각종 인터넷 서비스 등에서 장쩌민 관련 이슈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어 국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꺼리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올해 86세인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최근 건강악화로 치료를 받아오다 어젯밤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소식통은 그가 어젯밤 노환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장쩌민 전 주석은 지난달 중순 이후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장쩌민 전 주석은 1990년 이후 중국의 최고권력자로 등극해 지난 2005년 중앙군사위 주석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은 중국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것이 아니라 홍콩, 대만, 각종 해외 매체들이 앞다투어 설을 제기한 것이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장 전주석의 사망설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나, 홍콩과 대만 언론들만 그의 사망설을 다루고 있는 상황이다. 관영 통신사인 신화통신과 인터넷판 `신화망` 역시 6일 오전까지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대만 언론들은 "중국 해외 민주인사가 설립한 인터넷 매체 보쉰(博訊)닷컴이 최근 장 전 주석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잇따라 전했고, 결국 6일 오전에는 장 전 주석이 간암으로 혼미 상태에 빠졌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중국 언론들의 침묵은 오히려 사망설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모양세가 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해 11월 `장쩌민 사망설`이 나오자 서둘러 논란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치 철저히 통제라도 받는 것처럼 이례적으로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장쩌민 관련 이슈도 통제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포털 왕이(網易)에서도 장 전 주석의 약력이 기사 형식으로 올라왔다가 삭제됐고 `장쩌민`이 검색 제한 단어인 포털 사이트가 있는 등 사망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다른 소식통들은 "내일 아침 수도인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긴급 중대발표가 예정됐고 또 각 급 지도자들이 베이징으로 긴급 소집된 것으로 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날 오전 현지 인터넷포털 왕이(網易)에는 장 전 주석의 약력이 기사 형식(사진 참조)으로 등록됐으나 곧 삭제됐다. 인터넷 포털과 SNS에서도 `장쩌민`이란 단어가 검색 제한어로 표시되고 있다. 또한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등에서는 장쩌민 관련 검색이 중단된 상태다.
중국판 트위터에 웨이보에는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장 전 주석의 서거와 관련해 각 매체가 개별적인 보도를 하지 말고 신화통신의 보도를 기준으로 삼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게시글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락가락 보도, 논란 부채질 = 한편, 장쩌민 사망설을 보도한 보쉰닷컴은 6일 오전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장쩌민 전 주석이 0시 전후 베이징 301병원에서 사망했다"는 종전 기사 내용을 부인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매체는 이날 기사에서 `장쩌민, 간암으로 혼미`라고 제목을 바꾸고, 상하이 모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내용으로 바꿨다. 이어 오후 3시경 `중국 관계자의 주장에 따르면 장쩌민 사망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도를 부인한 내용도 실은 상태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