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들이 신흥 시장을 겨냥해 백색가전 생산량을 늘린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디지털TV 등과 달리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는 백색가전 시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지진 복구 과정에서 기대되는 일본 내 백색가전 교체 수요도 증산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백색가전을 둘러싸고 우리나라 전자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백색가전 증산 계획을 보도했다.
미쓰비시전기는 에어컨 주력 생산 거점인 태국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촌부리 지역에 있는 에어컨 공장을 1만5000㎡ 정도 확장, 총 9만㎡ 규모로 만들 예정이다. 이 회사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일본 에어컨 특성을 살려 신흥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증산 효과로 2012년에는 2010년보다 30% 늘어난 6000억엔을 에어컨 매출로 거둬들일 방침이다.
도시바는 2013년까지 수백억원을 들여 태국과 중국 공장을 확장, 냉장고와 세탁기를 대수 기준으로 각각 20% 증산한다. 도시바는 소형 주방 가전을 제외하면 백색가전 전부를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다. 베트남과 브라질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고급 에어컨을 만드는 시가현 구사쓰 공장과 보급형 모델을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및 말레이시아 공장을 100% 가동하기 시작했다. 기존 공장 증산 이외에 인도와 브라질에 냉장고와 에어컨 공장을 신설, 내년부터 차례로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백색가전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과 인도, 동남아 등 신흥 시장 수요가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색가전은 수송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소비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만들면 수익성이 높아진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디지털 TV 등 영상가전보다 오히려 부가가치가 낮아 보이는 백색가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 2010년 TV 부문에서 적자 전락한 파나소닉은 백색가전에선 7.2%라는 비교적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히타치 역시 디지털기기 부문은 적자지만 백색가전은 100억엔 이상의 이익을 올렸다.
<표> 일본 전자업체 백색가전 증설 계획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