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스마트 혁명의 시대’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열풍은 스마트패드를 비롯한 정보통신기기 변화는 물론이고 일하는 현장을 바꾸고 교육이 진행되는 교실을 변화시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디지털 교과서 전환 계획이 그 대표적 예다. 교과부는 최근 오는 2015년까지 모든 초중고 교과서를 책자 형태에서 디지털 교과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를 단순히 전자문서로 변환하는 일종의 e교과서와는 차원이 다르다.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 내용은 물론이고 참고서나 문제집, 사전 등 풍부한 학습자료와 수업 과정에 사용될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들도 포함된다. 개인별 학습 수준을 평가해 맞춤형 수업도 진행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교과서는 아이들의 어깨에서 무거운 책가방을 없애줄 것이다.
디지털 교과서 등장은 IT 기업에도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우선 디지털 교과서에 담길 각종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과 이를 이용할 기기들에 대한 수요로 관련 시장 규모가 확대되거나 새롭게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 못지않게 우려되는 바도 크다. 학습도구를 전자화한 데 따른 학습효과의 실효성 등은 차치하더라도 또 다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부 발표대로 디지털 교과서를 이용하려면 PC나 스마트패드·스마트폰·스마트TV 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가정 형편에 따라 스마트 기기 보유 및 이용 여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를 갖고 있더라도 실제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이와 관련, 교과부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 기기에 대한 지원 계획을 별도로 세워놓지는 않았다. 다만,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 자녀에게 스마트 기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인터넷 중독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자료를 보면 2009년 현재 청소년 인터넷 중독률은 12.8%, 93만여명의 청소년이 중독됐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교과서 이용이 오히려 인터넷 중독률을 높이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가까운 미래든 먼 미래든 간에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면 할수록 디지털 콘텐츠가 늘고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정보통신기술이 제공하는 편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스템과 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 역시 미래를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자세다.
조광현 ETRC센터장 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