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공정위, 정치권 등이 나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파워블로거들의 수상한 거래에 대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일부 카페나 인기 블로거들은 기존 공동구매 내역이나 항목을 비공개로 바꾸거나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글> 공구로 2억 챙긴 파워블로거 `베비로즈` 논란 가열..."포털도 책임져라" 목소리도[http://www.etnews.com/201107040224]
◆국세청 "영리행위는 100% 과세" = 5일 서울신문, 경향신문 등 일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있는 `짜고치는` 블로거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신문은 "국세청이 블로그를 통해 상품을 공동 구매하는 과정에서 업체의 ‘브로커’ 역할을 하며 사업자등록 없이 부당이익을 챙긴 파워블로거들에 대한 제보가 청와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돼 세무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세청은 중부지방국세청에 사안을 이첩해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는 업체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추정되는 파워블로거 현진희(47·여·아이디 ‘베비로즈’)씨를 비롯해, 다른 파워 블로거들로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이윤을 얻었다면 100% 세무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사업자도 소득이 있다면 당연히 납세 의무가 있고, 최근 수익을 목적으로 한 블로그 운영자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원가와 매출 구조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문은 "국세청이 전체 블로거에 대한 전수조사가 아니라 소비자 피해가 접수된 파워블로거를 우선 조사대상에 넣기로 했다"고 전해, 상업적 목적이 없는 블로거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파워블로거들의 현금 흐름 파악이 이뤄진다.
◆공정위 "부당이득 점검" =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업체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에 대해 법리 검토에 나섰다. 공정위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파워블로거의 판매수수료 등 부당이익 취득 사례와 관련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블로거 법안 검토" = 베비로즈 블로거 사태로 수면위에 떠오른 일명 `베비로즈 법안`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권에서 법안 마련 움직임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블로그 마케팅을 비롯한 인터넷 입소문 마케팅이 각광을 받으면서 부작용 역시 속출하고 있다”며 “7월 말을 목표로 대가성 게시물에 대한 명시의무를 담은 ‘블로거 법안’ 의원 입법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파워블로거 양심고백..."파워블로거 아닌 파워브로커" = 한편, 서울신문은 5일 한 30대 파워블로거 K씨와 양심고백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온라인의 무법지대에서 벌어졌던 파워블로거와 업체 간의 검은 유착 관계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처음에 블로거가 알찬 정보와 인간미 넘치는 글로 주목을 받으면, 곧바로 업체의 ‘먹잇감’이 된다. 방문자 수가 늘면서 제품 홍보 제안이 쏟아지고, 블로거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 순간부터 파워블로거는 ‘브로커’ 신세로 전락한다"며 "기업과 블로거의 유착관계가 굳어지면서 소비자만 애꿎은 피해자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아이들 예방접종 백신회사로부터 신약 홍보를 해달라는 제안도 받았을 정도"라며 "하지만 난 아이들 건강과 직결되는 예방접종약 같은 것은 죽어도 못한다고 거절했지만, 문제는 그런 홍보 제안을 받을 경우 이웃들의 친근감을 선뜻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포털 책임론과 관련, "논란이 일어난 네이버의 경우도 파워블로거 어워드도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서 블로거들이 명예욕을 갖게 하도록 유도한다"며 "누구든 ‘블로거들을 많이 모아 더 유명해져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네티즌들이 화를 내는 것은 제품의 안정성이라기 보다는 (블로거 이웃으로서) 인간적인 배신감이 클 것"이라며 "문제가 드러난 상황에서도 이웃들의 편에 서기는커녕 제품 위험성을 보도한 ‘방송사가 잘못된 것이다.’거나 ‘이건 누군가의 음모다.’라고 하는 게 이웃 블로거들의 실망감을 낳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