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통령의 통화 내용까지 포함된 정부의 2009년 외교부 대외비 문건 일부가 중국의 해킹으로 유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3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런던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리 정부가 작성한 `G20 런던 정상회의 준비안`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유출됐다”며 “국가정보원이 해킹 사실을 확인하고 그 내용을 관련 부처에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신의원은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외교부가 200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작성한 대외비 문서가 중국 측에 흘러갔다는 사실을 지난해 12월 국정원의 대면보고를 받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신의원은 지난 3월 외교통상부가 보관하고 있던 문제의 문서들을 열람한 결과, ▲2009년 1월 19일자 보고서 ▲2009년 2월(날짜 미상) 보고서 ▲2월 25일자 보고서 등 3건을 통해 확인했으며, 이 세 가지 문서는 별개가 아니고 1월 19일자를 토대로 순차적으로 수정·보완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는 G20 정상회의에 임하는 정부의 입장과 전략, 해외 공관을 통해 입수한 정보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그는 2월 3일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이 이 문서에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외비 문서가 작성됐던 시기는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 간 긴장이 극에 달한 때였다.
신 의원은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이 외교적으로 예민한 사항은 아니지만, 대외비 문서가 해킹됐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해외공관에 근무하는 우리 외교관의 이메일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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