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계열사 IT자원 개발 및 유지보수 등을 그룹내 전문 IT서비스 기업이 전담케 하는 IT자원 통합관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IT자원을 통합관리하면 신규 서비스 개발 및 유지보수 과정에서 계열사 간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고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농협 사태 등 외부 IT인력에 경계심이 높아진 것도 통합관리 요인으로 작용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비롯해 CJ, GS, 롯데, 포스코 등 주요 그룹사가 그룹 차원의 IT통합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 초부터 미래전략실 산하 혁신조직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통합 혁신과제 및 정보화전략을 마련 중이다. 계열 IT서비스기업인 삼성SDS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그룹 내 컨트롤타워를 운용,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최근 삼성전기, 삼성SDI를 비롯해 비전자 계열사의 경영혁신 및 IT조직이 재정비된 것도 그룹 차원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
CJ그룹은 올해부터 그룹 IT컨트롤타워로 CJ시스템즈의 역할을 강화키로 하고 지난 3월을 기해 유통·엔터테인먼트 부문 계열사의 IT기획 인력을 CJ시스템즈로 이관했다. CJ CGV를 비롯해 CJ E&M으로 합병된 CJ인터넷, CJ미디어 등 소속 IT인력 가운데 한때 CJ시스템즈 소속이던 정보전략·기획 인력을 다시 CJ시스템즈로 모았다. 단 CJ제일제당 등 덩치가 큰 일부 계열사는 제외됐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정보전략 정책을 일관되게 가져간다는 기조 하에 진행된 것”이라며 “그룹 내 계열사의 IT전략 및 기획을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룹 데이터센터로의 자원 이전 및 통합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ICT를 주축으로 통합 IT전략을 실현한다. 포스코ICT는 포스코패밀리사의 메일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내년까지 29개 포스코 관계사에 클라우드 방식의 문서중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통합관리할 예정이다. 또 포항·광양 등지에 분산된 계열사를 고려해 분당 데이터센터를 교통 요충지인 충주로 이전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체가 단일한 문서유통 인프라를 갖추고 시너지를 강화하면서 계열사별 단일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GS그룹은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운영방안을 확정하고 지난 5월부터 작업에 착수했다. 통합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내 IT서비스기업인 GS ITM의 역할 비중을 높였다.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GS건설 등 주요 계열사의 IT아웃소싱 업무를 GS ITM으로 대부분 통합했다.
롯데그룹은 그룹 내 IT서비스기업 롯데정보통신에 힘을 실어 IT자원 통합관리에 나섰다. 롯데홈쇼핑 등 따로 흩어져 있던 IT인프라를 서울 가산동 롯데정보통신 IDC로 이전한 데 이어 최근엔 그룹 통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구축 중이다. 그룹 통합 재해관리를 위해 계열사의 재해복구(DR) 자원을 단일 DR센터로 모으는 작업도 병행한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가 입주를 완료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현대그룹도 서울 연지동 사옥으로 이전하면서 그룹 데이터센터를 마련해 현대상선 등 관계사 IT자원을 통합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그룹 IT기획팀을 주축으로 그룹 통합데이터센터를 마련키로 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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