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체감형 게임과 게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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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루토 조시형 이사

 70년대 놀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형형색색의 셀로판지를 붙인 흑백 TV 오락기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중년이거나 혹은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애호가이거나. 동그란 다이얼을 돌리면 화면 속 막대기가 좌우로 움직여 공을 치는 아주 단순한 조작방법으로 시작된 게임은 바야흐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1173억달러(132조원) 규모의 큰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40여 년의 게임의 역사를 돌아보면 게임용 하드웨어의 CPU나 그래픽 처리 능력에서는 괄목한 발전을 한 것에 비해, 유저 인터페이스는 단순한 입력방법을 벗어나지 못했다. 손가락을 이용해 버튼을 누르거나 돌리는 컨트롤러와 마우스에 대한 입력방식에서 탈피하고자 업계는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으며, 그 결과 동작인식 기술이 들어간 ‘체감형 게임’들이 등장했다.

 리모컨 모양의 컨트롤러를 허공에 휘두르는 방식으로 탁구나 복싱 등의 스포츠게임을 즐기는 닌텐도 ‘위(Wii)’가 포문을 열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가 이어받았다. 전용 컨트롤러 없이 맨몸으로도 실행이 가능하고, 카메라 앞에서 움직이기만 해도 몸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포착할 수 있다.

 체감형 게임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관련 국내 특허 출원은 닌텐도·마이크로소프트(MS)·소니 등 몇몇 국외 대기업들이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내국인 출원이 전체의 86%에 달했다고 한다.

 지적재산권 확보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개발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났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새로운 기술과 잘 접목시킨다면 국내 IT산업은 다시 한 번 도약을 이룰 수 있다. 외국계 대기업이 주도하던 신기술 산업 분야에서 국내 게임산업은 늘 도전과 열정의 진원지였다.

 얼마 전 온라인게임 셧다운제가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법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도전하던 젊은 꿈들이 꺾일까 염려스럽다. 지금은 산업을 규제하는 비합리적인 법안보다 건전한 방향으로 산업과 가정을 함께 고민하는 정책에 더욱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컴퓨터 게임 이전부터 인류는 늘 오락과 함께였으니까.

 조시형 엔플루토 이사(COO) shcho@nplu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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