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방통위와 `두 번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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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둘 셋, 숫자를 이야기해 보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면 답답한 사람이다. 아홉을 잘 해도 하나를 잘못하면 낭패를 보는 세상이다. 하나는 독점이요, 둘은 담합 가능성이 위험하지만 셋은 건강한 경쟁구도인 반면, 넷 이상은 비효율이라는 것이 시장경제논리다.

 웬 숫자얘기? 다름 아니라 지난 2007년 초에 썼던 글 한 편이 기억나서다. 당시 방송위와 정통부의 1:1 통합 논쟁이 국무조정실의 융추위에서 한창일 때, 나는 최소한 1+1=2라는 정통부가 옳고 통신만의 1+1=1이 되리라고 통합을 반대하는 방송위는 틀리다고 지적하면서 융합의 시너지 효과로 1+1=3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방통위의 지난 3년의 활동을 보면 아니었다. 모두 다 틀렸다. 1+1=3의 시너지는커녕 1+1=2라는 기본도 못 지켰고, 통신 아닌 방송만의 1+1=1이었다는 평가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듯 3년 내내 방송만 강조했으니 답답했고 자타가 공인하는 업적이 무엇이든지간에 ‘언론악법’ 논란을 일으킨 그 잘못 하나만으로도 낭패였다. 나아가 제4 이동통신사 설립과 언론이 주도하는 사실상의 제4, 5, 6, 7 방송사(종편) 허가 이슈만 떠들썩해서 1+1=0이 생각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1, 2, 3... 또 숫자를 세어보자. 이번엔 최근 3년 임기의 1기를 끝내고 2기 출범식을 가진 방통위에 대한 또 다른 노파심 때문이다. 즉, 최시중 위원장이 유임되면서 정책 변화가 불명확해 ‘두 번째 효과(The Second System Effect)’가 걱정되는 것이다.

 두 번째 효과란, 처음엔 경험은 없지만 긴장과 열성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두는 반면 두 번째는 유경험이라는 자만심의 효과가 오히려 실패로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아닌 게 아니라 제2기의 급선무가 연속성을 중시한 종편 채널배정과 광고시장의 구도재편이라니 안타깝다. 고작 통신비 인하가 주요 통신정책이라면 또 실망이다. 벌써부터 세 번째를 기다릴 순 없는데 말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방통위에 대한 냉소다. IT에 대한 국민적 환호는 멈춘 지 오래다. 시들어진 동력은 차기정부에서나 되찾자는 것이 IT인들의 자포자기식 심정이다.

 그럼 어찌할까. 이젠 ‘스마트 선진국’이 목표라고? 좋다.! 그러나 스마트 정책이 스마트폰 요금제 개선은 아닐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나 방송콘텐츠와도 무관하다. 신규 서비스와 시장 활성화, 신성장동력 개발, 사회 안전망 구축, 정보인권 보호 등 ‘잘 살고 튼튼하고 행복한 선진국’을 향한 큰 그림을 보고 싶다. 제2기만큼은 방통위 아닌 통방위라면, 제발 여권의 독주 없는 합의체라면 좋겠다. 특히, 두 번째 효과를 막기 위한 신임 김충식·신용섭·홍성규위원의 초심을 기대해 본다.

 난 아직도 1+1=3이라고 믿는다. 제2기 방통위의 출범을 뒤늦게나마 축하하는 이유다.

이주헌 객원논설위원·한국외국어대 글로벌경영대학 교수

jhl1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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