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과 쓰나미, 원전사고에 따른 방사능 검출 등 지구를 뒤흔드는 초대형사고가 일본에서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 코스닥 상장사인 모기업의 대표이사가 직원 월급도 못 주고 회사 집기까지 압류당한 극단적인 현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뉴스가 눈에 띄었다. 워낙 중차대한 국제적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는 현 상황에서 보면 작은 사안일 수 있겠으나 인간생명 존중의 경중을 생각하면 연민과 애도를 같이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그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던 기업은 심각한 충격에 빠져 들었을 것이고, 이 기업에 투자한 주식 투자가들 또한 이로 인해 입은 손실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기업에 있어 CEO의 명성은 주식시장에서 별도로 인정받을 만큼 그 가치를 갖고 있어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경영연구에 의하면 기업의 업무수행과 목표달성의 20∼40% 정도는 해당 기업의 CEO가 ‘어떤 리더십을 갖고 있는가’에 기인한다고 한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애플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다.
그렇다면 수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거대한 조직의 CEO가 어떻게 기업성과에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정동일 경영학 교수는 다름 아닌 ‘조직의 최고경영자로서 CEO가 수행해야 할 세가지 역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첫 번째 역할은 ‘꿈꾸기(dreaming)’다. 꿈꾸지 않는 리더는 죽은 리더와 같아 조직의 미래를 책임지는 CEO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역할은 ‘실행하기(executing)’다. 탁월한 비전으로 유명한 CEO는 많았어도 효과적인 실행으로 유명한 CEO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천이 말하기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CEO의 가치는 꿈꾸기보다 실행하는 데서 빛난다. CEO는 비전과 전략을 통해 수행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세 번째는 ‘격려하기(motivating)’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인 스티브 발머는 전 직원 앞에서 원숭이 춤을 추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정 교수는 원숭이처럼 소리지르며 “나는 이 회사를 정말 사랑해요”라고 외치는 스티브 발머의 모습은 ‘리더의 진정한 치어리딩의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숨이 넘어갈 듯 고함을 지르며 격려하는 CEO를 보며 MS의 종업원들은 ‘구글의 도전을 물리치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야겠구나’하는 다짐을 새겼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렇듯 CEO의 역할은 기업에서 매우 중요한 핵심적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CEO는 그 역할에 앞서 조직의 정점에서 근본적으로 ‘늘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이다. CEO의 목표가 조직 내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직에서 ‘사람 좋다’는 말은, 때론 직무유기일 수 있다. 더욱이 외부에서도 주주가 원하는 것과 회사의 전략적 방향이 단기적으로 충돌한다면, 단기 성과를 바라는 주주에게 `노(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결국 명성과 가치있는 CEO란 ‘진정한 용기를 가진 자’라고 할 수 있다. 어느 CEO의 죽음 소식에 자신 기업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명성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용기로 살아가는 이 땅의 많은 CEO들에 존경을 표한다.
안석우 임제 대표 aswp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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