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등장으로 촉발된 스마트 혁명은 스마트패드를 거쳐 TV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선보인 지 불과 2년 만에 국내 휴대폰 사용자의 절반이 소유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의 파고가 거세다. 이에 따른 데이터, 특히 비디오 트래픽의 증가가 심상치 않다.
고화질에 3D 대형화면까지 갖춘 스마트TV가 일반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아 가는 향후 스마트 시대를 한번 그려 보자. 우리네 보통 삶은 저녁시간을 거실에서 이런 화면을 통해 영화 수준의 각종 비디오를 두루 섭렵하며 보탤 터이다. 이런 일상에 따른 데이터트래픽의 량은 젊은이들이 이동하면서 틈틈이 작은 화면을 통해 접하는 앱들로부터 생기는 작금의 비디오 트래픽에 비해 얼마나 클까?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용자의 규모, 사용시간 그리고 화면의 차이 등을 감안해 보면 족히 수백배 이상의 차이가 드러난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비디오 서비스가 몰고 온 파고를 힘들게 헤쳐 나가는 중에 거대한 트래픽의 쓰나미가 들이 닥치는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소위 사물지능통신이 그것이다. RFID태그를 부착한 상품들이 이미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에 진열되어 있는 등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변화를 감지하는 센서 또한 소형화되면서 침입탐지 등의 보안, 농수산물의 재배, 각종 구조물의 안전확보 등에서 시작하여 전 산업분야로 용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밤하늘의 별과 같이 무수히 많은 기능이 제각각인 극소화된 센서들이 인체의 내부를 포함하여 우리 주위 도처에 깔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 사용자가 어떤 환경에 놓여 있건 간에 센서들이 이를 인지하고 프로세싱하는 상황에 최적인 맞춤형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토피아와 같은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런 사물지능통신에 의한 트래픽의 증가는 수년 후부터 두드러질 걸로 예상되고 있다.
사업영역의 구분이 모호해 짐에 따라 주 영역이 다른 기업 간에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형성된 생태계의 경쟁으로 기업환경이 바뀌고 있다. 삼성, 구글, 애플과 같은 거대기업도 생태계의 구성을 통해 상대적으로 약한 부문을 지원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보강하고 있다. 생태계의 경쟁력은 콘텐츠 부문의 우열로 판가름난다.
제조업 위주의 국내 산업구조는 이러한 콘텐츠 경쟁력에서 조금 밀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IT 신제품과 서비스의 경연장으로 인정될 정도로 한국에는 실험정신이 넘치는 사용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공정한 경쟁의 틀을 다듬고, 애로 사항을 해결해 주며, 창의성 있는 인력을 키우는 데 전념하면 된다.
네트워크 부문에서의 정부의 역할은 다른 두 부문에 비해 적극적이어야 한다. 기업은 속성상 수년 이상을 보는 장기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고, 해당 기업의 수도 제한적이어 경쟁수위도 낮다. 데이터 무제한 정액제와 같은 요금체계가 조만간 네트워크 과부하로 이어지며 품질의 저하를 초래할 것임을 알고도 시행하는 기업의 입장을 헤아려 보면 더욱 그렇다. 시시각각 늘어나는 트래픽을 종류별로 품질과 보안을 차별화하여 초고속으로 실어 나르는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확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의 백년대계 사업이어야 한다.
차동완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교수 tchadw@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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