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사, 생존 위해 다이어트 시작

 게임업계 ‘허리’에 해당하는 중견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대형 업체들로 게임배급이 쏠리는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면서 중간층의 생존 환경이 열악해졌다는 분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엠게임과 위메이드·이야소프트 등이 구조조정과 인력 재배치를 시작했다. 한빛소프트 역시 인원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엠게임은 ‘열혈강호 사커’ 등 투입 비용에 비해 성과가 낮은 게임과 상용화를 못한 게임들의 정리를 검토하는 중이다. 위메이드는 2008년 인수한 인터넷 메신저 ‘버디버디’ 사업 인력 재배치에 들어갔다. 현재 50여 명 규모의 버디버디 담당 조직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남긴다는 계획이다.

 최근 모든 게임의 자체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이야소프트 역시 20여명의 운영 인력을 감축했다. 종합게임사에서 전문 개발사로 성격을 바꾸며 포털 및 운영 서비스 업무를 맡았던 인원을 정리한 조치다.

 한빛소프트도 최근 ‘구조조정설’이 돌고 있다. 실제로 한빛소프트 인력들의 타사 이동 사례가 속속 나타나는 추세다.

 이번 구조조정은 코스닥 상장 게임업체들의 실적 악화로 이미 예고됐다. 엠게임·위메이드·한빛소프트 등은 2010년에 전년 대비 11%에서 40%에 달하는 매출 하락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특히 코스닥 상장 기업이라는 부담 때문에 매출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시도했던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면서 누적된 개발비가 적자로 돌아왔다.

 최경진 신한투자금융 연구원은 “한 두 가지 게임에만 매출이 집중돼 있는 중견 게임업체들이 신작 상용화에 실패하면서 취약한 사업구조가 드러났다”며 “대작 게임으로 눈이 높아진 사용자와 시장의 기대에 맞추기 위한 제작비 상승 및 유통시장 경쟁 심화가 구조조정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게임산업 전체의 전망은 밝지만, 중소 업체들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은 “산업이 발달할수록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최근 게임업계는 상위업체를 제외한 정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규제 정책이 등장하면서 내부적으로 중소기업 지원 정책 마련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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