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간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휴대폰 한글 입력 방식 국내 표준 제정을 이르면 이달 완료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조선어 입력방식 결정을 서두르는 등 ‘한글공정’을 서두르는 반면에 우리는 이해당사자들 간 합의가 안 돼 표준화가 표류하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본지 3월 2일자 1면 보도>
정부는 국내 표준이 확정되면 국제 표준화도 서둘러 추진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휴대폰 제조 3사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가 지난주 세 가지 한글 입력방식을 모두 스마트폰 한글자판 국가표준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합의된 세 가지 방식은 천지인(삼성전자)·나랏글(LG전자)·SKY(팬택) 등이다. 또 일반 피처폰은 천지인으로 표준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생산되는 스마트폰에는 세 가지 자판이 기본으로 탑재돼 사용자가 취향에 맞춰 골라 쓸 수 있게 됐다. 다만 피처폰은 천지인으로 일원화된다.
송상훈 방통위 과장은 “그동안 스마트폰은 기술적으로 다른 자판을 앱으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었지만, 특허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사용하기 힘들었다”며 “이번 합의로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번에 업계가 합의한 표준안을 기초로 이달 공정회를 개최하고 방통위 의원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결정된 기준을 국가표준으로 제정할 방침이다.
업계의 합의 내용은 현재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글자판 선정위원회가 검토에 들어갔다.
소비자 선정 위원회가 검토 작업을 거쳐 안건을 제출하면 방통위와 기술표준원은 공청회를 개최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방통위 위원 심의의결을 거치게 된다.
공청회와 심의의결을 이달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이달 휴대폰 한글자판 국가표준이 제정될 전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가 표준이 제정되면 국내 이통 가입자들의 편익이 증대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국내 표준이 없다고 평가 절하됐던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무엇보다 중국에 앞서 국제 표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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