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바이오·헬스 분야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연구에 내년 2500억원대 예산을 투입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바이오데이터 구축과 후기 임상, 독성 예측, 자율 실험 분야 연구를 강화해 오는 2035년까지 신약 개발 속도를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향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기정통부는 AI로 국가 난제를 해결하는 'K문샷' 프로젝트 AI 신약 미션 내년 핵심 사업으로 'AI-자율 실험 기반 차세대 신약 연구 거점 구축'과 '암 면역 미세환경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선정했다. 두 사업을 기반으로 오는 2035년까지 AI로 설계한 혁신 신약 후보물질 3종을 임상 단계에 진입시키고 신약 발굴 기간을 90%까지 단축시키는 데 도전한다.
과기정통부는 두 사업에 내년 국비 322억원, 2030년까지 4년간 총 1845억원을 편성했다.

K문샷 추진단은 올해 1월 기준 우리나라 신약 파이프라인은 3259개로 세계 3위를 기록했지만, 전체 의약품 시장 내 비중은 2%에 불과한 점에 주목했다. 2024년과 지난해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이 각각 4건에 머무르는 등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가 더딘 탓이다.

신약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한 AI 플랫폼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는 후보물질 발굴과 비임상 분야에 AI 활용이 집중됐다. 임상에 활용할 AI 모델과 데이터, 동물실험 대체 검증(NAMs) 준비 등은 미흡한 실정이다.
과기정통부가 산·학·연 관계자 1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실험·검증 인프라 부족(87명), 목적 적합 AI 모델 부족(73명), 활용 가능 바이오데이터 부족(66명)이 개발 과정에서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나타났다.
이에 추진단은 새로운 모달리티 대상 신약 설계,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ADMET) 예측 AI 모델 개발, 바이오데이터 활용 임상 성공률 제고 등을 K문샷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내년부터 분자부터 세포, 조직, 장기, 개체까지 통합한 암 바이오 파운데이션 개발과 신약 설계 과제에 착수한다.
AI가 보조한 가설을 자동화 실험으로 확인하고 결과를 재학습하는 AI 자율실험실 역시 신약 개발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추진단은 K문샷 프로젝트를 3단계로 나눠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관련된 AI 신약 개발 연구개발도 힘을 보탠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디지털 AI 세포 구축, AI 신약 플랫폼 신뢰성 검증, AI 정밀의료 연구 거점,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사업 등 AI 신약 설계·데이터 구축·자율 실험 사업에 나선다. 이들 과제와 K문샷 프로젝트를 합친 내년 예산은 총 2549억원에 달한다.
난제 극복에 초점을 맞춘 K문샷과 AI 신약 인프라 마련에 초점을 둔 연구개발 사업을 병행해 데이터 확보와 AI 모델 구축, 실험·검증이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부처별 바이오데이터를 바이오데이터통합플랫폼 'K-BDS'에 연계해 오는 2030년까지 700만건 이상 고품질 바이오 빅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남진우 K문샷 추진단 AI 신약 미션 PD(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번 AI 신약 미션은 양적으로는 세계 3위인 대한민국의 신약 생태계의 질적 향상을 이끄는 국가적 도전”이라면서 “내년부터 AI 개발 신약이 규제 승인 시험대에 오르는 가운데 국내 신약 기업도 서둘러 격차를 줄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