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폴트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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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트라인

신간 ‘폴트라인’은 2008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망을 분석한 책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책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계층 간 소득 불균형의 심화를 주목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내 빈부 간 소득격차 확대와 사회적 불평등 심화는 정치권의 최대 골칫거리였다. 1975년부터 2005년 사이 소득 상위 10%에 속한 고위 소득자의 평균 임금증가율은 하위 10% 소득자의 평균 임금증가율보다 65%가량 더 높았다.

 정치권이 소득격차 완화를 위해 찾아낸 대응책이 저소득층에 대한 대출 확대 정책. 하지만 빚에 의존한 소비에는 한계가 있어, 대출 확대 정책으로 ‘주택 붐’이 일어나면서 가계 부채는 급증했다. 그런데 주택 가격의 거품이 일시에 꺼지자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졌다.

 저자는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는 첫 번째 폴트라인은 국내의 정치적 압력, 특히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의 정치적 압력 때문에 형성됐다고 지적한다. 또 세계 경제를 위기로 치닫게 만든 두 번째 폴트라인은 국가들 사이의 무역 불균형 때문에 형성되며, 세 번째 폴트라인은 무역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로 다른 금융제도가 접촉할 때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폴트라인(Fault Lines)은 지진이 발생하는 지각판의 접촉면을 뜻하는 지질학 전문 용어다. 이 책은 ‘지구 경제’가 어떤 ‘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 판들이 어떻게 서로 충돌해 폴트라인을 형성하는지, 그리고 폴트라인이 어떻게 금융위기를 촉발했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학자를 지낸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로 세계 경제위기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다.

 라구람 G 라잔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2만3000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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