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한 달간 내가 이끄는 봉사단이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에서 장애인과 고아들을 위해 IT교육봉사를 했다. 25일에는 대주호텔에서 옌볜 IT기업 대표들과 동북아 IT포럼 세미나를 가졌다. 나와 같이 동행했던 한국 기업들은 최신 기술을 소개했고, 50여명의 옌볜정보산업협회 소속 총경리들도 각자의 기업을 소개했다.
당시 이들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중국 내수시장이 폭발 성장하고 있으니 한국 IT기업들이 옌볜에 와서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필요한 IT기술을 전수 해 달라는 것과, 둘째는 몇 년 전만해도 한국의 단순 업무 아웃소싱을 원했지만 이제는 동반 성장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옌볜 IT기업들의 가장 유리한 조건은 중국 용어로 ‘언어우세’다. 즉 한글과 중국어를 동시에 구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옌볜기업들의 모자라는 기술은 이곳에 외화벌이 나와 있는 북한 우수 인재들을 활용하면 된다.
현재 대다수 옌볜기업들은 일본기업의 용역을 받아 단순 용역은 직접 해결하고, 난제에 부딪치면 북한 인재들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북한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한 기업체 대표가 나에게 보여준 개발 프로젝트는 이들의 우수한 실력을 잘 보여준다. 그 프로젝트 품목에는 차번호 인식 시스템을 비롯해 과속차량 검출, 교차로차량 검출, 안개 검출, 화재 검출, 피플카운팅(사람 계수)시스템, 얼굴 인식, 침입자 검출, 문자 인식, 지문 인식, 보안 프로그램, 이미지 처리 프로그램 등이 있었다. 이들 기술은 대부분 고도의 수학적 알고리즘을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오랫동안 옌볜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양심있는 현지 기업가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그동안 북한은 오랜 식량난 때문에 중국에 지하자원을 팔아왔는데, 이제는 나선시(나진·선봉경제특구) 중심부 땅까지 팔고 있다고 한다. 가격을 물으니 중심부는 평당 50달러, 주변은 30달러라고 한다.
중국인들에게 땅을 팔아서 먹는 문제 해결과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 이들은 중국의 지배적인 영향력에서 북한이 벗어나기가 더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도 과거 우수한 인력을 해외에 내보내 외화를 벌어 들였던 시절이 있었다.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월남 파병과 중동 건설인력이 벌어들인 자금으로 후세를 교육하고 공장을 지어 수출로 부를 축적했다.
이제 한국은 중국, 러시아, CIS 등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을 돌보아야 할 때가 됐다. 그리고 정치와 관계없는 북한의 장애인, 어린이들의 먹을거리 정도는 NGO 단체가 직접 공급해야 한다. 우리가 직접 도울 수 없다면 다른 방안은 중국동포들이 북한에 직접 들어가 공급하는 것으로, 연초에 등록만 하면 통행수수료도 없이 3개월까지 거주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들을 통해 장애인과 어린이들에게 식량이라도 먼저 공급해야 한다. 중국은 본토와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의 주변 화교를 합치면 15억이나 되는 시장이다.
이런 중국의 IT시장에 진출 하려면 남북의 상호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한도 IT기술개발로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긴장 관계 조성보다는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 한국의 HW개발과 북한의 SW개발이 합쳐지면 ‘한반도 IT르네상스’를 이룰 수 있다.
최성/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