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인사철이다. 해마다 연초에는 기관이나 기업별로 대규모 인사가 끊이지 않는다. 신문의 인사 동정 면을 들춰보면 확연하다. 정부 부처를 비롯해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단행한 인사 내용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승진 인사다. 승진 당사자라면 정말 즐겁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직위나 계급이 상승함으로써 얻는 성취욕과 보람은 다른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승진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든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다.
공직자 세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일부에서는 ‘승진이 공직생활의 전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승진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공무원 특성상 급으로 대변되는 확실한 계급조직이기 때문에 그럴 만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고위공무원은 공직자들의 ‘로망’으로 꼽힌다. 정부 부처로 따지면 1~3급 인사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정부기관의 최고 직급인 만큼 공직자라면 누구든 고위공무원까지 승진해 퇴직할 수 있기를 꿈꾼다. 기관장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면 그보다 더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일은 없다.
하지만 최근 공직사회에도 승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승진 못해 고민하던 시대는 옛이야기가 됐다. 승진 시기를 늦추려는 기미가 뚜렷하다. 일부 젊은 고위공직자들이 많은 관청에서 특히 이러한 움직임이 확연하다. 실례로 중소기업청을 보면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인사 적체로 몸살을 앓았던 기관이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참여정부 당시 불어닥친 인사 혁신으로 세대교체가 크게 이뤄진 탓이다. 이로 인해 국과장급 인사 연령도 예전에 비해 5~6세 가까이 낮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승진이 빠른 대신 은퇴 시점도 현실적으로 그만큼 앞당겨진 셈이기 때문이다. 50대 중반에 공직생활을 마쳐야 한다는 부담이 적잖아 보인다. 가능하면 무리하지 않으면서 페이스 조절을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빠르게 오른 정상은 그만큼 내리막길도 가파른 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 전체적으로 빨라진 은퇴 시점이 승진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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