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윤을 챙겨가는 외산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국내 대학과 교육기관 등을 상대로 한 SW 기증 등 사회공헌에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원장 한응수)이 조사한 ‘2010년도 대학지원 프로그램 SW 기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실무교재와 커리큘럼, 실습용 소프트웨어 등을 무상 제공한 업체는 모두 토종 SW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국내 SW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외산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대학이나 각급 교육기관에 SW를 제공한 뒤 유지·보수 명목으로 라이선스비를 요구하는 업체가 많아 외산 SW를 기증받는 것 자체를 꺼리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정창덕 고려대 컴퓨터정보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연간 수천억원의 순익을 거둬가는 외국계 SW 업체들이 정작 한국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에는 야박할 정도로 인색한 게 현실”이라며 “반대로 영세한 국내 토종 SW 업체들은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국내는 물론이고 개도국 대학에까지 영구 무상기증에 적극 나서고 있어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외산 SW 업체 관계자는 “제품 기증은 본사 컨펌(지시)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본사는 한국 내 대학이나 교육기관 역시 일반 기업체와 똑같은 수요처로 보기 때문에 지사 차원의 자의적 대처가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글로벌 SW 업체는 미국·유럽 등 자국 내 대학과 사회단체에는 자사 제품은 물론이고 거액의 각종 발전기금까지 내놓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국내 SW 교육계의 지적이다.
박민식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인적자원개발실장은 “변변한 SW 하나 없이 20여년 전 교재를 통한 이론식 수업 위주로 진행되는 게 국내 대학의 교육 현실”이라며 “잠재고객 확보 차원에서라도 토종 SW 업체 등을 중심으로 제품 기증 등 대학지원 사업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표> 국내 SW업체의 대학 기증 현황
<자료: KDB>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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