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부터 이명박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동북아오일허브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세계 주요 오일허브는 북미의 걸프만 연안, 유럽의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ARA(Amsterdam, Rotterdam, Antwerp)지역, 그리고 아시아의 싱가포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추진 중인 오일허브 사업은 여수비축기지에 820만배럴, 울산지역에 2840만배럴 규모의 상업용 원유·석유 저장터미널을 만들어 시설임대 및 트레이드, 장외·선물시장 등 금융거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가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다. 로테르담의 경우 오일허브의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GDP의 7.3%, 싱가포르는 11.5%다. 이 밖에도 유사시 석유수급 안정 및 석유재고 확보에 따른 위기대응 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오일허브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정부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 사업의 주체는 지식경제부지만 주 시설인 유류저장시설 이외의 기반시설들 즉, 방파제, 항만부지, 항만시설 등의 건설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지원이 본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핵심요인이다.
둘째,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적기 재정집행이 뒤따라야 한다. 동북아 석유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사업의 조기착수 및 적기 시행을 통한 시장선점이 성공의 관건이다. 정부 지원이 부진할 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낮고 민간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셋째, 글로벌 석유기업 투자유치에 나서야 한다. 현재 싱가포르 오일허브(주롱섬)의 국내외 입주기업은 90여개에 달하고 있다. 석유부문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ExxonMobil, BP, Shevron, Total 등이, 석유화학 기업으로 BASF, Smitomo, Mitsui 등이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 오일허브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철저하게 ‘선 수요확보-후 부지조성’ 방식을 택하여 코스트와 리스크를 최소화 하였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당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넷째, 수요조사를 통한 맞춤형 인프라 및 공간구조 건설이 필요하다. 다국적 정유업체, 오일허브 특화기업, 수출형 기업체 등 배후단지에 입주할 업체를 파악하여, 이들이 어떠한 시설을 필요로 하는 지에 대한 수요조사를 통해 공간구조와 지원시설을 수요자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다섯째, 오일허브 관련 법률 및 제도를 글로벌화 해야 한다. 탱크터미널 기업들이 겪고 있는 규제사항 등 제도적인 문제점들을 개선해 운영면에서 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오일허브 사업은 2조원이 넘게 들어가는 국책사업이다. 최근 중동지역은 현지에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를 신·증설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의 석유화학산업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다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상진 객원논설위원·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정책자문위원 forsjin@naver.com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