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올 한 해 인터넷 분야에서는 소셜, 스마트폰, 실시간, 위치 정보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들은 현재의 우리를 조명하고, 다가올 미래를 주도할 핵심단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고민하고, 대응하고 있을 때 미국에서는 새로운 화두가 제시됐다. 미국의 벤처 캐피탈들이 이미 다음 10년을 이끌 주제가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누가 다시 페이스북을 이길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페이스북 그 이후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글이 아직도 세계 최대의 인터넷 회사이지만 이제 구글의 미래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의심을 갖기 시작한다. 10년 전에 야후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가졌던 것과 같이 세계 검색 시장을 제패하여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구글 제국에 대해 하버드 대학의 젊은 해적들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몇 년 전만 해도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페이스북도 그 시작은 2004년 부터이다. 이제 세상은 다시 이 들을 물리칠 새로운 젊은이들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얼마전 외신 보도에서 내 눈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현재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프라이버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뉴욕대학의 학생들이 시작한 디아스포라라는 오프소스 기반의 분산형 소셜네트워크 소프트웨어에 관한 것이었다. 디아스포라 팀은 이 노력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부터 20만불 이상의 개발자금을 제공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그 중에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네이버와 다음, 싸이월드의 다음 경쟁자가 누구일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 사이 소셜네트워크가 우리 세계로 다가왔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사이 이제 글로벌 서비스와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소셜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는 일 년 만에 한국 사회를 크게 바꿔 놓았고 앞으로도 그 영향은 더 커질 것이다. 외부에서 온 이런 변화에 대해 준비하지 못했던 국내 사업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제는 전열을 가다듬고 현재가 아닌 앞으로 5년 내지 10년 뒤를 내다보는 투자를 해야 한다. 현재의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다가올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이런 장기적 접근을 하기에는 매우 힘든 측면이 있다. 때로는 학교와 정부, 연구소 등의 노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정부는 이제 소셜네트워크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법률과 제도를 글로벌 시대에 맞춰 재정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차세대 모델에 대한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소셜 네트워크만 있다는 것은 악몽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형식과 목적을 가는 소셜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가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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