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서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관이 서로 상반된 분석을 내놨다.
2,3년 주기로 시장이 반전된 예년과 달리 최근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더 짧아지면서 시장 전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산업협회가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2011년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에서는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친 반면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좀더 비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손종형 아이서플라이 한국지사장은 “전세계 전자 시장은 2014년까지 큰 불황 없이 평균 6.4% 성장할 것”이라면서 “특히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지금처럼 전체 전자 시장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서플라이측은 이에 따라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전자 업계 성장률 6.7%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유는 시장이 점점 세분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같은 신개념 제품 출현은 반도체가 이끈다는 것이다. 의료 장비, 자동차에서 반도체 사용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도 한가지 이유다.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보·엔터테인먼트(인포테인먼트) 분야를 반도체가 주도한다는 것도 고려됐다.
반면 WSTS는 보다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스마트 시대로 돌입하면서 전자제품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7년부터 2009년까지의 평균인 17.2%에서 향후 5년간 겨우 1.7%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WSTS측은 내년 반도체 성장률은 올해보다 4.5% 성장한 3134억달러로 예측했다. WSTS의 조사를 분석·발표한 안두수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차장은 “반도체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겠지만 성장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세트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간은 반도체 업계가 전자제품 시장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세트 업계에 힘이 실린다. 표준화가 진행되고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됐기 때문에 반도체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대량생산·가격인하밖에 없어 시장 성장폭이 둔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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