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강일 성문일렉트로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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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은 협소하지만, 해외 시장은 아직 개척할 분야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기술 경쟁력만 있으면 사업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거죠.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어요. 꾸준히 노력해야죠.”

이강일 성문일렉트로닉스 사장(49)은 중소기업도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26년 동안 스위치 개발에 인생을 바친 장인이다. 그가 스위치 전문업체 성문일렉트로닉스를 창업하게 된 것도 필연이었다. 그의 머리속에는 오로지 ‘어떻게 하면 좋은 스위치를 개발할 수 있을까’란 생각뿐이다.

성문일렉트로닉스는 연 매출액 50억원 수준의 작은 회사지만, 기술력만큼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도 매출액의 10%는 인력 및 연구개발에 재투자했다. 기술력 덕분에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도 큰 타격없이 넘어갔다.

지난 2006년 스위치 분야의 명품으로 불리는 로터리 딥 스위치 국산화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 제품을 유럽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던 유럽 기업들도 막상 우리회사 제품을 직접 보고 나서는 태도가 달라지더군요. 지난해 로터리 딥 스위치 총 생산물량이 260만개였는데, 이번에 독일 업체에서 수주 받은 물량이 300만개에 달해요. 당장 연말까지 생산설비 늘리는 게 과제죠.”

사실 로터리 딥 스위치 설계는 이미 1992년에 이강일 사장이 설계를 완성한 제품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제품에 적용될 미세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인쇄회로기판(PCB) 업체가 국내에 없었다. 10여년의 시간이 지나 국내에서도 제반 기술들이 발달하면서 제품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로터리 딥 스위치는 기술 난도가 높아 독일·일본 등 일부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는 제품이다. 특히 독일 하트만은 연간 3000만개의 로터리 딥 스위치를 생산하는 업체로 유럽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성문일렉트로닉스는 유럽 시장에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뺏어올 계획이다.

“솔직히 국내 스위치 산업은 사양화의 길로 접어들었어요. 그러나 기술력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면,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어요. 이제는 중국과 경쟁해서 안 되고, 유럽 및 일본 등 선진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거죠.”

국내 스위치 산업은 1980년대에 일본 제품을 모방하면서 고성장을 구가했다. 일부 기업은 기술과 자본을 축적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잠자던 공룡’인 중국이 세계 경제 무대에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990년대 중반 들어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많은 업체들이 사업을 포기했지만, 성문일렉트로닉스는 오히려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성문일렉트로닉스는 위기에 강한 기업이에요. 스위치 시장에서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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