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를 홈에 끼우자마자 터미널은 나를 ‘네트워크 구름’(cloud)에 연결시킨다, 네트워크 구름에 각종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이메일, 인터넷 응용소프트웨어와 개인파일이 올려져 있다. `구름`은 서버들로 가득한 데이터센터이며 컬럼비아강 댐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이 댐은 구름데이터센터에 청정한 수력을 제공하여 수백만의 모든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서버를 냉각시킨다” 토머스 프리드먼이 그의 저서 ‘코드그린’에서 차세대를 이끌어갈 클라우드 컴퓨팅의 모습을 예측한 대목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든 정보를 인터넷 상의 서버에 영구저장하고 이 정보를 어느 기기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항간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2의 디지털혁명이라고 환성을 올리고 있다. 주목하는 이유는 최첨단 신기술이라는 이유 외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21세기의 화두가 되고 있는 녹색혁명 선두주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녹색IT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이야기다. 앞서 언급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코드 그린’은 바로 녹색혁명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미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그는 풍부하고, 청정하며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자원을 발굴하여 남아있는 천연자원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 세계가 성장하는 것이 시대의 목표라고 말한다. 그의 지적은 정확했고, 세계는 그의 미래를 위한 생존전략, 녹색혁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범위를 좁혀서 IT부문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녹색IT를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자와 IT부문에서 우수한 인적 자원과 산업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반도체와 LCD 등 주요 부품을 축으로 한 제조IT부문은 전 세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전자, 자동차, 조선, 중공업, 부품소재 등 주요 산업에서 IT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지구 온난화 현상, 화석연료 고갈 등 여러 가지 환경문제가 발생하면서 IT제품과 관련 시설들 역시 온난화 문제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세계 IT장비, 소비자 가전, 통신 등으로 인한 전력소비는 연간 최소 250테라와트(TW)에 달한다. 이는 연간 1억800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3500만대의 자동차를 운행했을 때 배출되는 양과 동일)에 상응하며,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200억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특히 이 같은 전력 소비의 절반가량이 PC, 디스플레이 기기, 프린터, 서버 등과 같은 IT기기에서 발생했다. 녹색 IT를 도입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신기술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인간은 불을 발명하고 문자를 발명하고 인터넷을 발명하고 나노를 발명했다. 지금 외국의 대기업들은 앞다퉈 미래 예측팀을 가동하고 있다. 미래는 순식간에 우리곁에 다가온다. 토머스 프리드먼이 그렇게 강변하고 다니고, 오바마 정부까지 설득시켜 ‘녹색혁명’에 관심을 쏟게 한 것은 다가올 미래를 제대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녹색혁명은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고, 선진각국은 앞다퉈 녹색혁명을 위해 투자와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미래 예측을 바탕으로 자국의 갈 길을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깊은 통찰력과 상상력으로 시대를 안내하는 토머스 프리드먼,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창시자인 구글의 엔지니어 비시글리아. 미래예측을 통해 창조적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시대의 안내자들과 개척자들에게 가끔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jyhwang@kai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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