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스플레이, 새로운 변곡점에서

내년부터 2015년까지 향후 5년간 국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설비투자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매년 4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여기에 투입되는 셈이다. 당분간 LCD 투자 규모를 뛰어넘지는 못하겠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일본 기술을 도입해 선발업체를 따라잡았던 CRT·LCD와 달리 AM OLED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시장을 만들어 가는 어쩌면 사상 최초의 산업 분야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관련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할 정도다. 아직은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분야에 한정되고 있지만 조만간 스마트패드·노트북 시장을 넘어 TV 시장까지 진격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변곡점이 발생한 것이다. AM OLED가 가져올 변화는 적지 않다. LCD에는 핵심부품이지만 AM OLED에서는 필요 없는 것이 백라이트유닛(BLU)이다. AM OLE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BLU 기업들의 매출은 올해 어림잡아 10조원에 이른다. 상당수 국내 소재업체들도 BLU 소재에 치중돼 있다. 이러한 변화에 둔감할 경우 해당기업들은 몇 년 안 돼 도태될 위기를 직면할 수밖에 없다.

장비업체들의 변화도 예상된다. LCD에서는 필요치 않은 증착장비나 봉지 장비가 AM OLED에서는 핵심장비다. AM OLED 시대가 가까워졌다는 것은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나 장비·소재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AM OLED 디스플레이를 국내 기업이 선도하기 때문에 소재·장비 분야에서도 앞서갈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변화는 보이지 않지만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변화의 중심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무시해 도태될 것인지는 경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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