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억기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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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엔 기업 하나를 창업해서 성장시키면 됐는데, 이젠 불특정 다수 회사를 지원하는 기관의 장이 되다보니 그 책임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이억기 강원테크노파크(TP) 신임 원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18일 공식 취임한 이억기 원장은 지난 79년 와이어하네스 전문기업인 백현전자(파이컴 전신·현 TSC멤시스)를 설립한 이래 30여 년 동안을 전자부품 산업에 열정을 쏟아온 부품산업의 장인(匠人)이다.

이 원장은 “강원도에는 규모가 작고 영세한 중소기업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인력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액티브하게 지원해주면 도내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도내 기업 중엔 세계적인 수준의 목표를 갖고 도전하는 기업이 많다”며 “이들 기업이 벤처·중소기업을 넘어 중견·대기업으로 발전해 빨리 햇빛을 보게 하는 것도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30여 년의 중소기업 경영 경험을 살려 도내 기업이 기초체력을 다지고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이상으로 점프하는데 필요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그는 “당장 회사 실적을 높이는 것보다는 체력을 강화해 창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원도 기업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이나 특허 같은 지적재산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이 기업의 기초체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파이컴 시절 외국 메이저 업체와의 오랜 특허분쟁을 통해 체득한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그는 “기존에 주력해 온 바이오·메디컬·신소재·소방방재 분야의 경우 집중도를 높여 고도화하고 그린에너지 분야 육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가 가진 지형적인 특성상 그린에너지 분야도 성장시킬 수 있는 분야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강원TP가 한 해 쓰는 예산은 800여억원인데 TP와 인연을 맺고 있는 700여 기업을 지원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원장의 몫”이라고 밝혔다.

30여 년간 우리나라 전자부품 산업의 역사와 함께한 장인정신으로 ‘강원도의 힘’을 이끌어 낼 이 원장의 그린에너지를 기대한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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