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2010년 IT 코리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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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IT는 여전히 선진한국의 마중물인가. 주저함 없이 IT를 신성장 동력의 꽃이라고 부르는데 동의할 수 있는가. 정부가 정보화 이후의 패러다임으로 선택한 방송통신 융합의 틀 속에서 IT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가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변함없이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가. 올 연말까지 IT 수출은 1500억달러, 무역수지 흑자가 75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여전히 IT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우리 경제를 윤택하게 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2010년 코리아를 IT 강국으로 부르는데 머뭇거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도입이 늦어졌기 때문일까. 경쟁국들이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확충해 이제는 더 이상 IT 국제지수에 있어서 비교우위를 상실했기 때문일까. IT 전담부처였던 정보통신부가 해체되고 재편되면서 IT 이슈가 분산되고 후순위 정책으로 밀려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와이브로와 DMB 이후에 새로운 서비스가 제시되지 않고 있어 IT가 국민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졌기 때문일까.

지난 1990년대에 한국의 IT는 정보화라는 추동력에 힘입어 인터넷 강국에 걸맞은 인프라의 기틀을 조성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IT 생산과 수출이 확대되면서 GDP에서 차지하는 IT산업의 비중이나 경제성장 기여율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서 IT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가 됐으며, 각 분야에서도 IT의 인적·기술적 역량 또한 상당한 축적이 이뤄졌다.

이러한 환경 변화가 IT 정책에 대한 정부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다. IT산업의 근간인 IT제조업을 경제실물을 담당하는 지식경제부로 재편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문화업무를 관장하는 문화부에, 그리고 국가정보화는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에 이관하고, 그 대신에 IT서비스를 방송과 결합해 방송통신 영역을 새롭게 창출했다. 말하자면 방송통신의 융합은 방송행정을 국가의 고유한 행정영역으로 되찾아 오고자 하는 염원과 정보화 패러다임 이후에 새로운 IT의 길을 모색하려는 노력의 합산물이다. 이 시도는 방송의 산업적 기능과 IT의 잠재력이 결합돼 새로운 먹을거리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출발했다. 2010년의 방송통신 융합은 현재진행형이다. 방송통신 융합이 후기 정보화 시대의 진정한 화두가 될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우리 민족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꽃피우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고려시대의 금속활자와 청자, 조선시대의 신기전,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그러하고 훈민정음과 동의보감에 이르기까지 당대 세계 최고의 명품을 빚어냈던 것이다. 그러한 전통의 계승 위에 반도체, 휴대폰, 초고속 인터넷 등 한국의 IT는 세계 최고의, 전대미문의 길을 개척해왔다.

인구의 고령화, 지식과 부의 불평등 심화, 에너지와 환경의 문제, 성장 잠재력의 확충, 경제 주체간의 신뢰 회복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IT가 담당해야 할 몫이 크다. IT는 기술이고 생산의 수단인 동시에 생활양식이고 문화다. 그렇기에 IT는 여러 산업 분야와 결합해 국부를 창출해 내는 동시에 정치, 사회, 교육, 문화의 각 부문에서 국가사회의 활력을 높이고 국민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윤택하게 한다. 2010년의 IT 코리아는 이러한 IT 본연의 기능을 되살려내야 한다.

서병조 김·장법률사무소 고문 byungjo.suh@kim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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