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고객을 애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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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을 애인처럼’. 옆 동료의 전화기 위에 붙어있는 문구다. ‘고객을 애인처럼’이라... ‘고객을 왕처럼’ 보다 훨씬 실천하기 어려운 문구 같다. 고객을 왕처럼 이란 문구는 고객이 시키는 것은 무조건 무엇이든 하라는 뜻이 포함돼 있다. 섬기는 마음으로 왕의 마음을 헤아리고 왕이 하라는 것은 무조건 따라서 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고객을 애인처럼’이라는 문구는 고객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까지 찾아서 해야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가 연애할 때를 생각해보자. 애인을 상상만 해도, 애인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 오르던 그때를. 평소 애인의 웃는 모습, 식성, 옷차림 뿐 아니라 애인의 가족신상 및 가족의 취향까지 모조리 파악해 때가 되면 선물해 주고, 챙겨주던 그 마음을 기억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고객을 대해보자.

 우리가 즐겨먹는 시리얼이 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겨먹는 시리얼이 창조된 배경에는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 못하는 환자들을 애틋하게 여긴 어느 한 사람의 사랑이 담겨있다.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 못하고 소화도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음식이 없을까 밤낮으로 고민하던 끝에 발명해낸 음식이 바로 시리얼이다. 비데도 마찬가지다. 비데 또한 일본의 한 변기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화장실에서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볼일을 본 후 만족감을 느낄수 있을지 고민하던 마음에서 발견한 제품이다.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잘 팔리던 시대가 아닌, 그 제품 속에 담긴 가치를 판매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고무장갑 하나를 판매할 때도 단순히 고무장갑을 판매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고무장갑을 낄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위한 사랑을 판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고무장갑 하나를 만들 때에도 어떻게 하면 손이 좀 더 편안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고, 또 이렇게 생산된 고무장갑은 판매도 잘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일수록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정성으로 만든 제품이 통하고 있다. 진심어린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 볼 수 없었던 것들, 보이지 않던 것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는 신비로운 힘이 생긴다. 오늘부터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애인을 대하는 마음으로 해보자.

 장안나 인천정보산업진흥원 기업육성팀장

 zzang@ii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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