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HW) 부품을 주로 생산해온 국내 업체들이 소프트웨어(SW)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HW 부품만을 공급해서는 수익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HW·SW 통합솔루션을 제공해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핵심 부품 및 SW 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세트산업에 진출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W 연구인력을 확대하거나 아예 SW 개발회사를 인수하는 부품업체들이 늘고 있다.
마이크로폰 전문업체 비에스이는 지난 2월 노이즈 방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인 마이티웍스 지분 40%를 인수했다. 미세전자기계(MEMS) 마이크로폰을 활용한 음성 인식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노이즈 방지 SW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파트론은 광마우스·가속도·지자기 센서 등 모션 센서 모듈을 개발하기 위해 SW업체인 CIZ를 올해 초 인수했다. 기존 카메라모듈 SW 개발 인력에 CIZ 인력까지 더해지면서, SW 개발 인력은 총 30명을 넘어섰다.
크루셜텍은 하드웨어 입력장치인 옵티컬 트랙 패드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제반 솔루션까지 제공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통합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옵티컬트랙패드(OTP)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2년 전부터 모바일 솔루션팀을 구성해 OTP 작동 알고리듬을 사업화하고 있다.올해 20여명의 전문 인력을 추가 확보해 SW 기술력을 갖추는 데 매진하고 있다. 카메라모듈 업체인 엠씨넥스는 2008년부터 10여명의 SW 전담인력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선행개발팀 내 SW 관련 인력까지 합하면 20명이 넘는다.
그동안 국내 부품업체들은 HW 중심의 부품을 공급했지만, 센서 등 고난도 부품들을 국산화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위한 SW가 필요해졌다. 또 대기업 판가 인하 압력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본업체들 처럼 SW를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공급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품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브러시리스(BLDC) 모터를 생산하는 마쓰시타·니덱 등 일본 업체는 오래전부터 HW와 구동 SW를 통합솔루션으로 공급하면서 높은 수익을 누리고 있다.
HW와 SW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부품에서 아예 세트사업에 나선 업체도 나오고 있다. 크루셜텍과 파트론은 최근 스마트TV 및 ITPV용 리모컨 개발에 성공했다. 카메라모듈 업체인 엠씨넥스는 카메라 솔루션을 기반으로 멀티미디어비디오리코더(MVR) 사업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전자부품의 이윤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공정 시스템 개선으로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고급 부품시장에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SW 개발인력에 대한 부품업체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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