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가 당초 예정보다 5개월 빨리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들어갔다. 2012년을 예상했던 양산시기도 앞당겨 내년 상반기면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SB리모티브는 설립 4년째인 2013년엔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10일 SB리모티브 울산사업장에선 최치훈 삼성SDI 사장, 이진건 SB리모티브 사장, 프란쯔 페렌바흐 보쉬그룹 회장, 헤르만 캐스 한국 보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차전지 공장 준공식이 개최됐다. 이 공장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한다.
최치훈 삼성SDI 사장은 준공식에서 “삼성은 지난 5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자동차 전지사업을 선택했다”면서 “오늘 준공식은 첫 번째 가시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기차 관련 배터리 사업 진출이 국내 경쟁업체에 비해 3년 가량 뒤졌지만 양산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도 BMW, 크라이슬러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이제 생산시설이 갖춰진 만큼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추가적인 자동차 기업과의 계약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2년 BMW의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 매출이 본격화되면 2013년엔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최 사장은 “울산사업장은 삼성SDI가 브라운관 사업을 처음 실시한 곳으로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듯 SB리모티브도 세계 최고의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업체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준공식에선 프란쯔 페렌바흐 보쉬그룹 회장이 참석해 향후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페렌바흐 회장은 “전기차의 성공 여부는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과 에너지 밀도 향상에 달려 있다”며 “삼성SDI의 대량생산 노하우와 보쉬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합쳐진 SB리모티브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미래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가 폭발적 성장을 하기보다는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그때까지 배터리 가격은 낮추고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SB리모리브 울산사업장은 3만4000㎡ 규모로 지난해 9월 착공해 9개월만인 지난 5월 완공됐다. SB리모티브는 2015년까지 연간 전기차 18만대분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시양산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 대량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SB리모티브는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생산거점을 추가 확보해, 생산규모를 연간 전기차 18만대분(4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2013년까지 SB리모티브에 총 5억달러를 투자,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키로 했다.
SB리모티브는 작년 초 계약을 맺은 BMW의 컨셉트 차인 액티브E(Active E)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BMW는 2011년부터 전기자동차 시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델파이의 하이브리드 상용차와 크라이슬러사의 피아트 500EV에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팩을 공급키로 한 바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