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가비트(Gb) 시대를 열면서 한국이 다시 한 번 IT 리더 국가가 돼야 합니다.”
라즈 래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교수는 ‘10Gb 시대’의 주창자다. 그는 통상 쓰이는 광대역통신망(브로드밴드)보다 100배 빠른 새로운 브로드밴드 인프라를 가장 먼저 구축해야 할 국가로 한국을 꼽는다. 지난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제자문위원으로 내한한 래디 교수는 8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이 10년 전만 해도 명실상부한 IT분야의 세계 선도 국가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10Gb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다시 IT 리더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래디 교수는 10Gb시대를 여는 가장 중요한 주체로 정부를 꼽았다. 그는 “정보 인프라는 수도시설이나 도로보다 더 중요한 기본 인프라고 당연히 정부가 도맡아 해야 한다”며 “현재 산업체에 일부 배분돼 있는 IT 인프라의 운영권을 정부가 일단 다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래디 교수는 정부가 산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만드는 새로운 인프라망은 산업계에 무수히 많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던져주게 될 것”이라며 “이를 키우고 치밀하게 구성해 나가는 것이 산업계의 몫”이라고 말했다.
래디 교수는 최근의 화두인 IT와 타 산업간의 융합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인프라의 구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융합을 포함해 어떤 IT 관련 신산업을 추진하든지 간에 지금보다 진일보한 인프라는 필수불가결하다”며 “특히 여러 산업이 얽혀 복잡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융합에는 더욱 더 넓어진 브로드밴드가 필요한 때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래디 교수는 이러한 10Gb 브로드밴드 인프라 확충을 “현재의 인프라를 뒤집어엎는(distructive)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기존 기술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재소화한 후 보다 더 나은 기술로 재탄생시키고 이에 대한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국갚라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서도 한국이 최초의 국가는 아니지만 최고의 국가로 자리 잡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래디 교수는 한국이 이러한 ‘인프라 혁신’을 이루기에 필요한 예산을 10조원 정도로 계산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싸지는 않지만,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 그는 “한국의 IT 산업을 보고 있으면 한국이 다시 한 번 IT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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