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동반진출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 소재 업체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이미 국내 장비를 50% 이상 사용했던 삼성전자 · LG디스플레이가 새로 건설하는 중국 공장에도 국산 장비를 대거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국산 소재를 대거 채택할 것으로 기대돼 중국이 제2의 내수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당초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는 최근 BOE나 CSOT 등 중국 기업이 8세대 라인을 구축한데 따라 특수를 기대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BOE가 베이징에 건설 중인 8세대 LCD 라인에서 국내 기업의 누적 수주액이 2000여억원에 이르지만 총발주규모 10분의 1도 안 된다. 수주 물량이 세정 · 물류 등 후공정 장비에 국한되고 핵심 전 공정 장비인 노광기 · 화학증착장비(CVD) · 스퍼터 등의 수주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1조원 가까운 중국 특수를 기대했었다.
이는 중국 LCD 기업이 처음으로 8세대 공장을 짓는 만큼 가격보다는 검증된 외산 장비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성전자 ·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이 국내 장비를 대거 채용할 경우 중국 기업의 태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국산 장비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장비 기업은 중국 사무소를 확장하거나 공동으로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중국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부품 소재 기업의 중국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삼성전자가 중국에 팹 공장을 가동할 경우 인근에 LCD 유리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LCD 유리 제1협력사인 만큼 고객도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진출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도 LG디스플레이 진출 여부에 따라 LCD용 포토마스크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8세대 LCD 라인 구축 예정 지역인 중국 광저우 현지에 포토마스크 생산 라인 건설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포토마스크 물량의 50∼70%를 차지하는 최대 공급사다. 이밖에 동진쎄미켐 등 국내 소재 업체들도 물류 등을 감안,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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