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발광다이오드(LED) 전공정 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클러스터형 MOCVD` 상용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LED 칩 원가를 최고 4분의 1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LED 조명 시장 개화를 앞당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로부터 클러스터형 MOCVD 1기를 공급받아 경기도 파주 라인에 설치 중이다. LG이노텍은 연말 안에 클러스터형 MOCVD 설치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시험가동에 착수할 계획이다. 클러스터형 MOCVD는 기존 장비 여러 대를 마치 한 대가 작동하는 것처럼 시스템화시켜 생산성을 극대화한 장비다. 기존 MOCVD 1대가 반응기(챔버) 1개를 가진 반면, 이 장비는 5개 정도가 장착돼 있다. 구형 장비가 다양한 물질을 증착하기 위해 700~1200℃까지 내부온도를 변화시켜야 하는 반면, 클러스터형은 사파이어 기판이 여러개의 반응기를 옮겨 다니며 필요한 물질을 입힐 수 있다. 반응기 온도를 가열 · 냉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배제, 하루 두 번 안팎이던 가동 횟수를 5회 내외로 늘려준다.
이에 앞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삼성LED에 관련 장비 공급을 타진한 바 있으며, 서울옵토디바이스와도 장비 납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옵토디바이스 관계자는 “아직 양산에 직접 투입할 수준은 아니지만 워낙 생산성이 좋기 때문에 저가형 칩 제조에는 사용할 만 하다”며 “클러스터형 장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경기도와 한국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계약을 체결한 미국 비코는 센터 내에 클러스터형 장비 2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 LED 장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클러스터형 장비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업계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인다. 클러스터형 장비 컨셉트는 LED 분야서는 생소하지만 기존 반도체 장비 업계서는 지난 1990년대부터 일반화된 개념이다. 반도체 분야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MOCVD 업체들 간 경쟁이 한층 격화될 수 있다. 장비 공급사가 늘어나면 LED 업체들로서는 구매 가격 인하 여지가 더 생기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ED 엔지니어들이 자신에게 익숙한 회사의 MOCVD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새 업체의 진입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워낙 관련 분야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인 만큼 향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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