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사이버 공간과 국가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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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하는 사이버공간에 대해서는 우주나 공해상과 같은 개념이 보편적이었지만, 이곳을 선점하려는 선진국들과 글로벌기업에 대항한 후발국가들의 주권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통상 사이버공간 구성은 상대간의 접속점과 네트워크 루트, 정보제공자 위치에 따라 동일국가 내 또는 두 개 이상 국가의 영토상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두 개 이상 국가에 걸친 사이버 공간에서는 해당국가의 이해에 따라서 국가 간 마찰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구글 유튜브가 작년 초에 실명제 의무화에 대한 국내법 적용문제로 한국어 서비스를 철수했으며, 구글차이나는 중국정부와 검열, 해킹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중국법을 적용받지 않는 홍콩으로 우회한 바도 있다. 또 구글은 작년부터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제공 중인 `스트리트 뷰`의 서비스 강화를 위해 거리풍경을 촬영하며 인근 와이파이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다 10여개국에서 사생활 보호위반으로 조사받고 있다. 구글코리아도 8월에 통신비밀보호법위반으로 경찰의 압수수색 조사를 받았다.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블랙베리 폰은 메시지 감청문제로 UAE에서는 퇴출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암호해독에 관한 협상으로 간신히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도 운용체계(OS)에 대한 악성코드 침투 가능성이 제기되며 통화, 이메일, 메시지에 대한 해킹가능성으로 독일, 프랑스 등에서 위험경고와 주요업무에 대해서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고 한다. 여러 나라들이 같은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보안문제가 발생되면 국가적 차원의 정보유출 문제로 비화될 수 있어 각국 정부는 매우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글 외에도 트위터, 아이폰, 페이스북 또한 사이버상의 주권을 주장하는 나라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7월에는 중국판 트위터의 서비스가 중단됐고, 캐나다에서는 각국의 페이스북 사용자 5억명 중 1억7000만여명의 개인정보 파일이 DB로 공개돼 악용 우려에 대한 논란 중이다. 아이폰도 앱에 대한 보안필터링 문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불가 조치가 내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이버공간에서의 주권과 관련한 현황들을 살펴보면, 구글 유튜브 철수와 스트리트뷰 불법 조사 외에 구글위성지도에서 국가주요시설 노출문제 등으로 국내에서의 이용은 한국도메인으로 자동설정해 국가정책에 협조하고 있다. 한편 서버가 외국에 있는 구글, 야후, MS 등의 외국계 포털은 아직 이메일계정의 본인확인에 대한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간편한 이용과 통신비밀보호 관련 수사협조 대상이 아니라는 막연한 프라이버시 보호 기대감에 힘입어 외국계 이메일로의 `사이버 이민` 급증 현상을 유발한다. 국내법을 적용받는 토종 포털의 경쟁력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계 이메일을 이용한 중국발 해킹, 익명 범죄, 국가주요기밀 유출 등 각종 사이버 범죄가 발생해도 이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수년 전만 해도 IT강국으로 인정받던 우리나라가 최근 아이폰, 페이스북 등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 TGIF류 글로벌 사업자들의 국내진출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 시장 안주와 기술 및 서비스 개발 소홀, 글로벌 시장흐름 파악 실패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글로벌시대에 걸맞은 정부정책 부재도 일조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갖는 사이버공간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국내산업 육성과 함께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주권을 갖는 정부정책 수립으로 이른 시간내에 IT강국으로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이홍섭 한국CSO협회 회장 hslee56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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