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401>혼자 일하는 게 편해

나만의 방에 살고 싶다. 누군가와 함께 일하면 신발 바닥에 맴도는 돌멩이 같고 눈알 깜빡일 때마다 느껴지는 이물질 같다. 껄끄럽고 부대낀다. 가르치고 나누고 만나고 협의할 바에야 혼자 다 하는 게 제일 간단하다. `누가 더 했네, 덜 했네, 누가 늦었네, 바쁘네` 소리 안 듣고 혼자 다 하는 게 제일 속 편하다. 그들로부터 이탈해 나만의 방에서 홀로 조용히 일하면 10배는 더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혼자 들고 뛰는 게 더 빨리 뛴다.

함께하면 맞추고 나누고 협의하는 과정이 힘들다. 하지만 힘들어도 함께해야 한다.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될 것 같지만 같은 학교 다른 학생들이나 길거리 놈팽이에게 행패를 당할 수도 있다. 내 아파트만 깨끗하면 가격이 오를 것 같지만 함께 아파트를 쓰는 다른 주민들이 더럽게 쓰면 내 아파트 가격도 떨어진다. 내가 혼자 잘하면 열 배도 해낼 것 같지만 다른 쪽이 늦어지면 하나마다. 만수산 드렁칡이 꼬여있는 것처럼 얽히고 설켰다. 이렇게 얽힌 것을 다 풀고 단출하고 홀가분하게 혼자 가면 잘 갈 수 있을까. 쉽기는 제일 쉬울 것이다. 빠르기도 어느 정도는 빠를지 모른다. 다만 멀리는 못 간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요즘 염증나고 짜증나는 무리들 때문에 너무 지쳐서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당분간은 차별적인 각자가 어울려 서로를 채워주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다른 관계를 만들어보자. 거기서 충전하고 돌아와 여기서 관계 맺기를 다시 시작해 보자. `함께`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 이 사람들과 내가` 문제다. `혼자`보다 `함께`가 좋은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자 피할 수 없는 얽히고 설킨 문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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