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스타크노믹스` 잔뜩 기대
게임 업계 올해 최대 화제작인 스타크래프트가 12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1998년 출시 이후 국내 온라인 게임과 PC방 열풍, e스포츠 산업을 일으킨 스타크래프트는 더욱 화려해진 그래픽과 스토리로 무장한 채 지난달 27일 한국 · 미국 · 캐나다 · 유럽 등 전 세계 동시 출시됐다. `스타크노믹스`란 신조어까지 만들며 막대한 산업 효과를 일으킨 스타크래프트. 그 신작이 발휘할 위력에 PC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뭐길래`=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출시 후 전 세계적으로 1100만장 이상 판매됐다. 특히 국내에서만 450만장 이상이 팔려나가면서 역대 최고의 실시간전략게임(RTS)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보급, PC방 활성화와 맞물려 온 국민이 즐기는 `국민게임`이 됐다. 또 우리나라에 e스포츠를 태동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게임을 문화상품이자 중요 IT산업으로 자리잡게 하는 효과도 낳았다.
10여년 이상 PC방 최고 인기 게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스타크래프트의 경제적 효과는 막대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로 인한 경제유발효과가 4조7000억원 이상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약 3조원대임을 감안할 때, 게임 하나가 가져온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PC 업계, 스타2 특수 기대=12년 동안 기다려온 후속작의 등장에 시장은 벌써부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경험한 이들을 다시 PC 앞으로 앉히면서 붐이 일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대학시절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유석환씨(34)는 스타크래프트2를 다시 하기 위해 PC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씨처럼 `스타크래프트2` 때문에 PC를 바꾸거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미 PC 부품 시장서 뚜렷하다.
컴퓨터 전문 가격비교업체인 다나와에 따르면 CPU · 메모리 · 그래픽카드 · 주기판 등 주요 PC 부품 판매량이 7월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 6월까지만 해도 주요 PC 부품의 판매량은 지난 4월 대비 각각 106%, 103% 증가했지만 7월에는 142%가 상승했다. 갑자기 수요가 몰렸다는 뜻이다. 또 작년 동기와 비교할 때도 올 7월 주요 PC 부품 판매량은 작년 7월보다 120% 늘었다.
정완 다나와 컴퓨터 담당 팀장은 “고성능 그래픽을 요구하는 스타크래프트2를 사전에 서비스를 준비하려는 PC방이나 딜러들의 구매가 나타난 것으로 본다”며 “최근 들어선 일반 유저들의 문의 역시 많이 늘고 있어 앞으로 구매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크래프트2는 공개 이후 이용자들 사이에 호평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입소문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게임 순위 조사에 따르면 초기 기대 밖의 점유율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게임 전문사이트 게임노트에 따르면 출시 첫날에는 1%에 못 미치는 점유율로 45위를 했지만 싱글플레이를 경험해본 게이머들의 호평과 완벽한 한글화 작업 등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주말이었던 7월 31일과 8월 1일에는 일간순위가 11위까지 올라갔다.
판매량에서도 신기록을 세워 정식 발매일인 7월 27일 당일에만 전 세계 시장에서 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또 출시 이틀 만에 150만장이 판매되면서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으로는 최단 시간 내 최다 판매 게임으로 등극했다.
그래픽 칩 전문업체인 엔비디아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2가 정식 서비스되고 앞으로 입체영상까지 지원하게 되면 향후 더 많은 PC 업그레이드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발사가 밝힌 스타크래프트2의 권장사양은 2.4㎓ 듀얼코어 CPU에, 2GB 메모리 이상이다. 그래픽카드도 512MB 지포스 8800 GTX 이상이어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고 성능의 그래픽을 즐기면서 멀티 플레이를 이용하려면 권장규격보다 높은 컴퓨터 사양이 필요하다는 것이 실 사용자들의 평가여서 스타크래프트2 효과가 PC 업계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