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세상]`단군할배요!`로 작품 활동 재개한 만화가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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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이었다. 네이버 웹툰에 새로운 작품이 연재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 작품은 다른 작품과 뭔가 달랐다. 볼펜으로 쉽게 그린 듯 하면서도 지금은 흔치않은, 옛 명랑만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느낌의 그림체를 보여줬다.

`도자기`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의 작가는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만화가 호연이다. 그녀는 도자기라는 작품을 통해 본인의 상상, 경험담, 창작 이야기 들을 실제 도자기와 절묘하게 엮어내 웹툰 독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도자기를 마친 후에는 야후 카툰세상에 자리를 잡고 스릴러물인 `꿈의 주인`을 발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연재를 오래하지 못했다.

그리고 2010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건강 회복을 알리며 돌아온 그녀는 데뷔작을 연재했던 네이버에 `단군할배요!`라는 제목의 새 작품을 발표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작품에 대해 묻고픈 것도 많은 만화가 호연을 만나보았다.

“꿈의 주인을 그릴 때 제 주변에서 `무슨 이야긴지 모르겠다. 그냥 둘리 같이 귀여운 작품 좀 그리라`고 이야기 하는 걸 들었어요.”

호연 씨의 두 번째 작품인 꿈의 주인은 그녀의 작품을 처음 알게 된 독자들보다 데뷔작 도자기를 본 팬들이 더 크게 놀랄만하다. 이야기 색깔이 전과는 너무도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형의 존재인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의 이해도 쉽지 않다. 이런 반응에 의해 시작한 구상이 지금 단군할배요!의 토대가 됐다 한다.

“귀여운 이야기를 생각해봤는데 이전에 친구가 산신각(산신을 모시는 집. 주로 절 근처에서 볼 수 있다)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던 게 생각나더라고요. 소재가 너무 재밌겠다 싶었죠. 지금 단군할배요!의 주요 캐릭터들은 그 때 즈음에 짜뒀던 거예요.”

이렇게 담아두었던 생각이 신작 연재 제의와 함께 다시금 빛을 보게 됐다고 한다.

“몸이 나아진 후 네이버 웹툰 담당자가 새 작품을 연재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왔어요. 그때 이 소재가 생각나서 신작 생각해둔 게 있다고 말씀드렸죠. 방향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국내 설화를 소재로 한 둘리 같은 명랑 만화를 그리는 걸로 하고요.”

예고편이 공개되자 독자들은 호연 작가의 복귀를 크게 기뻐하며 작품이 얼른 올라오길 기다리는 모습들을 보여줘 복귀작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현재 단군할배요!는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 살게 된 주인공 송아와 단군할배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상황. 아직 극 초반부라 할 수 있다. 조금 조심스럽지만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살짝 귀띔을 부탁했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둔 건 아니지만 지금 작품에 등장하는 호랑이의 이름이 `곶감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전래동화의 요소를 많이 넣으려고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많은 독자들이 기다리는 꿈의 주인의 재개 여부도 물어봤다.

“블로그에는 올해 안에 그리겠다고 약속을 했는데요. 작품을 반드시 그리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올해 안에 가능할지는 확답할 수가 없네요. 연재 중단 후 오랜 기간 쉬면서 제 안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요. 현재 중단 분에서 이어 그리는 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건강 문제로 작품 활동을 중단하고 쉬는 동안 주변의 도움 등으로 세상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이야기하는 만화가 호연. 그녀의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질 앞으로의 작품들은 어떤 모습일지 새삼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양세종 만화칼럼니스트 ysjsiz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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