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상시 감시하는 별도 기구를 구성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에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합동 기구를 만드는 안이 유력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대기업이 진행중인 미소금융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 한 뒤 장관들의 잇따른 대기업 비판이 이어지면서 첫 번째 정책이 나온 셈이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는 그동안 많은 중소기업들이 첫 번째로 지적해온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였던 점에서 이를 상시 감시하는 기구를 두는 것은 손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이러한 규제 기구 신설이 능사인지 의문이 든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본적인 업무임에도 그동안 제대로 이것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맞지, 새로운 조직을 두는 것은 그간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각종 `위원회`신설과 다름이 아니다. 최근 대기업 때리기가 중소기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고찰을 통해 이루어 졌는지도 의문이다. 단순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중소기업주, 일반 서민 등을 겨냥한 포풀리즘에서 출발했다면 정말 암담하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리도 없고 지속성을 가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정책 당국자들은 책상에만 앉아있지 말고 일본, 대만, 독일 등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 그 나라는 어떻게 강한 중소기업을 보유하게 됐고 어떻게 상생 인프라를 구축했는지 연구해야 한다. 강한 중소기업 만들기, 상생생태계 만들기는 단시일 내에 완성될 수 없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만도 아니다. 대기업을 때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그만큼 깊고 심각한 과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철학이 담겨있고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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