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극낭자들의 잇따른 승전보로 나라안팎이 떠들썩하다.
지난 올림픽에서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국민들에게 안겨준 이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남자축구대표팀이 2% 아쉬움은 있었지만 당당히 16강에 올라섰다. 경제 침체로 사기가 떨어진 국민들에게 힘을 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골프지존 신지애는 지난 25일 막을 내린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한국인 선수 최초로 우승을 따내 세계랭킹 1위로 복귀했다. 뒤이어 지난 26일 벌어진 FIFA U-20청소년월드컵 8강전에서 한국여자축구팀이 멕시코를 완파하며 4강의 신화를 쐈다. 실로 놀랍고 즐거운 쾌거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성과는 쉽게 얻어지진 않았다고 본다. 지난 시즌 막판 아깝게 올해의 선수상을 놓친 신지애는 지난 동계훈련에서 15kg를 감량하는 치열함을 보였다. 이를 통해 지난 5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지만 급성 위경련과 맹장염 수술로 대회에 나서지 못해 4위까지 밀려나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여자축구대표선수들의 4강진출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부상이 생기면 교체선수조차 부족한 힘든 상황에서도 이들은 피나는 훈련을 마다않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지소연, 김나래 같은 선수들이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이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남아있다. 한국여자축구팀은 29일 개최국 독일과 결승진출을 다툰다. 또 신지애를 비롯한 28명의 여자골프선수들은 29일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2010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해 나흘간의 열전을 펼칠 예정이다.
절실히 바란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했다. 세계 정상급의 여자궁사들, IMF때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박세리선수, 세계를 들어올린 장미란 역사, 환상의 연기를 펼친 김연아 선수들이 그랬다.
이제 폭염을 단번에 날려버릴 희망의 노래가 IT 등 산업계와 과학기술계에서도 터져 나오길 기대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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