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비철금속 `리튬`이 귀하신 몸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배터리, 스마트폰,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2차전지 원료인 이 비철금속을 두고 국가 간 확보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판매실적에 따라 경기 동향을 반영하는 전자제품의 핵심 재료가 된 리튬의 격상된 지위 덕분에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리튬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정도다.
한국전지연구조합에 따르면 리튬전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99억달러에서 올해 123억달러, 2020년에는 778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리튬전지 중에서도 2015년부터는 전기차용 리튬전지가 IT 분야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전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전지 생산국은 리튬 생산국에 달려가 리튬 확보전을 벌이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전 세계 리튬의 40%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염호인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에는 한국 일본 프랑스 등이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볼리비아 정부와 리튬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우유니 염수 샘플을 받아 탄산리튬 제조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볼리비아는 일본과 프랑스에도 염수를 제공해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리튬 개발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우유니 호수를 놓고 3국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전 세계 리튬 생산은 칠레가 7400t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호주(4400t), 중국(2300t), 아르헨티나(2200t)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이명박 대통령이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리튬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칠레와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 간 무역이 급격히 늘어나 리튬을 놓고 칠레 정부와 우호적 협력이 기대된다.
이에 맞서 일본도 지난 1월 도요타 계열 도요타통상이 아르헨티나 살라르 드 올라로즈 염호 지분을 인수하면서 리튬 원료를 확보하는 등 한국을 압박해 오고 있다. 현재 리튬전지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전 세계 IT용 리튬전지 시장에서 1분기 기준 일본 산요가 19.4%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삼성SDI와 LG화학이 각각 18.7%, 16.6%로 바짝 추격 중이다. 리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리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까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미국 MC캐피털 어드바이저가 `글로벌 X 리튬`이라는 리튬 관련 ETF를 만들어 이번주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리튬 생산업체와 배터리 기업을 묶어 펀드가 추종할 지수를 만들었다.
[매일경제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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